[뉴스토마토 김현철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민주당이 3분의 2를 차지한 서울시의회와 본예산을 놓고 처음 맞붙습니다. 시의회가 지난 추경에서 전액 삭감한 ‘청년 AI 성장권’ 예산은 5배 가까이 불어 다시 올라왔고, 한강버스는 행정사무감사 중점 대상으로 지목돼 있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2일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제340회 정례회 제1차 본회의에서 2027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2일 서울시의회는 제340회 정례회를 열고 행정사무감사와 2027년도 예산안 심사에 들어갔습니다. 정례회는 다음 달 23일까지 52일간 열립니다. 3일부터 16일까지 행정사무감사를 하고, 17~19일 교섭단체 대표연설과 시정질문을 거쳐 20일부터 12월22일까지 상임위원회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55조7445억원 규모 예산안을 심사합니다. 118석 가운데 민주당이 80석을 가진 제12대 시의회의 첫 본예산 심사입니다.
가장 큰 쟁점은 청년 AI 성장권입니다. 시의회는 지난 9월11일 2차 추가경정예산 심사에서 이 사업 예산 56억2500만원을 전액 삭감했습니다. 사회보장제도 사전협의 미완료와 지원 대상 50만명의 산정 근거 부족이 이유였습니다.
서울시는 2027년 예산안에 이 사업을 266억원으로 다시 편성했습니다. 오 시장은 추경 삭감 당시 "누가 보더라도 명백한 다수 의회의 폭거"라고 반발했고, 지난달 27일 청년 대상 설명회에서는 "여소야대가 되면 일하는 데 참 여러 가지로 힘이 든다. 뜻대로 되는 일이 거의 없다"고 했습니다. 추경 삭감으로 AI 기업과의 가격 협상이 틀어졌다며 "자신 있게 (AI를) 쓰실 수 있게 해드리겠다는 약속은 못 하겠다"고도 했습니다.
민주당은 물러서지 않고 있습니다. 이상훈 시의회 민주당 대표의원은 "제대로 준비되지 않은 사업이라면 어느 당이 제안했든 깎는 게 시의회 역할"이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지난 국감에서 쟁점이 된 한강버스 논란은 이번 행정사무감사에도 재점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서울시 감사위원회는 지난해 9월 오 시장에게 선박 건조업체 가덕중공업 사업비 약 15억원의 목적 외 사용 의심과 3억2000만원 커미션 진술을 보고했습니다. 서울시는 리베이트 내용을 뺀 채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했다가 각하됐고, 국정감사 다음 날인 지난달 16일에야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습니다. 민주당은 지난달 29일 오 시장을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혐의로 고발했습니다.
한강버스는 선박과 재무 문제도 안고 있습니다. 12척 가운데 유일하게 인도되지 않은 107호는 배값 잔금을 받지 못한 건조사가 지난달 11일부터 유치권을 행사하면서 경남 사천에 묶여 있습니다. 운영사 ㈜한강버스는 지난해 당기순손실 142억4495만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입니다. 대주주 서울주택도시공사(SH)는 대여금 936억4500만원 가운데 474억원을 대손충당금으로 쌓았습니다. 서울시가 중앙투자심사를 의뢰한 내년 운항 결손 지원 135억9100만원은 행정안전부가 재검토 결정을 내려 예산안에서 빠졌습니다. 윤호중 행안부 장관은 지난달 26일 이를 "사실상 불승인"이라고 했습니다.
조례를 둘러싼 충돌도 예고돼 있습니다. 민주당은 서울시가 지난 9월30일 재의를 요구한 장애인 권리 중심 공공일자리 조례를 이번 정례회에서 재의결하겠다는 방침입니다. 재의결에는 출석의원 3분의 2 찬성이 필요합니다. 서울시는 재의결되면 대법원에 제소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김현철 기자 scoop_press@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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