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전연주 기자]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약진하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해 온 가상자산 '시장구조법(CLARITY Act, 클래리티법)'의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이미 상원에서 법안 처리에 제동이 걸린 가운데 의회 권력 구도까지 바뀌면서, 입법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관측입니다. 특히 이해충돌 방지와 탈중앙화금융(DeFi) 관련 규제가 강화되는 등 법안 내용 자체가 달라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습니다.
4일 외신 등에 따르면 미국 현지시간 3일 치러진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상·하원 모두에서 과반을 확보했습니다. 이에 트럼프 행정부의 친가상자산 정책에 대한 의회 견제도 한층 강화될 전망입니다.
클래리티법도 영향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클래리티법은 가상자산의 법적 성격을 구분하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감독 권한을 정비하는 법안입니다. 지난해 하원을 통과했지만 지난 9월 상원에서는 찬성 50표, 반대 49표로 절차표결에 필요한 60표를 확보하지 못해 처리가 중단됐습니다.
현 의회 임기 내 법안을 처리하지 못하면 내년 새 의회에서 입법 절차를 다시 밟아야 할 가능성이 큰데요. 민주당이 하원까지 장악하면 상임위원회 주도권 변화에 따라 법안 재협상 가능성도 커집니다.
김민승 디지털엑스 리서치센터장은 "클래리티법은 119대 의회 회기가 얼마 남지 않아 레임덕 기간에 처리되지 못하면 내년 새 의회에서 처음부터 다시 절차를 밟아야 할 공산이 크다"고 전망했습니다. 이어 "상원 60표 구조상 민주당의 협조는 원래부터 필요했지만, 민주당이 하원까지 가져가면 상임위 주도권이 넘어가 법안 내용 자체를 다시 협상해야 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입법 지연과 함께 규제 강화 가능성도 거론됩니다. 민주당이 문제 삼아온 트럼프 대통령 일가의 가상자산 사업 관련 이해충돌과 탈중앙화금융(DeFi)을 통한 자금세탁 방지 등이 주요 쟁점입니다.
황석진 동국대 국제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민주당의 투자자 보호 및 규제 강화 요구가 커질 수 있어 향후 초당적 합의 여부가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강형구 한양대 교수는 "공화당은 디파이 개발자의 책임을 줄이는 데 무게를 뒀지만, 민주당은 자금세탁 방지와 감독 강화를 요구해 왔다"며 "앞으로 디파이 서비스를 운영하거나 실질적으로 관리하는 주체에 대한 규제가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습니다.
입법이 지연되더라도 트럼프 행정부는 기존 규제 기관의 권한을 통해 친가상자산 정책을 추진할 수 있습니다. 실제 SEC와 CFTC는 법률 제정과 별개로 가상자산 관련 규칙을 마련하고 있는데요. 다만 이러한 규칙은 정권이나 규제 기관의 구성에 따라 변경될 수 있어 법률에 비해 정책의 지속성이 떨어진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김 센터장은 "장기적인 명확성은 결국 법제화로만 확보된다"며 입법 지연이 미국 기관투자자의 자금 유입과 전통 금융권의 가상자산 사업 진출을 제한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전연주 기자 kiteju10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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