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회찬 의원직 상실 날벼락..침통한 진보정의당
시련의 시기 속 유죄 확정..심상정 말 없이 노회찬 포옹 '눈길'
2013-02-14 17:56:22 2013-02-14 17:58:33
[뉴스토마토 박수현·한광범기자] 14일 오후 4시에 국회에서 열린 진보정의당 최고위원·의원단 긴급 연석회의장의 분위기는 침통했다.
 
노회찬 공동대표(사진)가 안기부 엑스파일 사건과 관련해 대법원으로부터 의원직 상실형을 받았기 때문이다.
 
 
대법원 판결 직후 급히 모인 진보정의당 최고위원들과 의원들은 어두운 얼굴로 말을 잊은 모습이었다. 망연자실한 표정의 당직자들도 눈물을 글썽이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사실 정치권에서는 노 공동대표가 결국 의원직 상실형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하지만 그러한 기류가 있었음에도 이날 노 공동대표에 대한 유죄 선고는 진보정의당에 충격으로 다가왔다.
 
지난해 비례대표 부정경선 파문으로 사상 최악의 폭행 사태까지 겪으며 통합진보당과 분당해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상황이어서 상처가 더욱 깊다.
 
이러한 가운데 노 공동대표는 애써 웃으면서 입장했다. 그는 당 관계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자리에 앉았다. 뒤를 이어 등장한 심상정 의원은 노 공동대표를 말 없이 꼭 끌어안아 눈길을 끌었다.
 
노 공동대표는 "대법원은 보도자료를 배포한 것과 인터넷에 보도자료를 게재한 것을 구분해 다루고 있다. 그러나 대법원조차도 보도자료를 인터넷에 직접 게재하고 있다"며 이번 판결의 모순점을 지적했다.
 
그는 이어 "떡값 검사 실명을 거명한 것은 통신비밀보호법에 위반된다는 것이 대법원의 지적"이라며 "검사들의 실명은 엑스파일에 등장하지 않는다. 이니셜은 이미 보도가 됐다. 저는 이니셜을 추론해서 발표했다"고 항변했다.
 
그는 "재심을 청구하지 않는 한 판결은 확정"이라면서 "비법률 전문가인 일반인들이 보더라도 납득할 수 없는 판결을 함부로 내린 대법원의 오늘 판결에 대해 심각히 유감스럽다. 아직 엑스파일 사건은 끝나지 않았다. 진실을 밝히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 공동대표와 오랜 시간을 동행하고 있는 심상정 의원은 "너무 아프고 서럽다"면서 슬퍼했다. 심 의원은 "지난 10여년간 결코 평탄치 않았던 진보정치의 길을 걸어오며 누구보다 사랑하고 존경한 노회찬 의원이 국회의원직을 뺏겼다"고 표현했다. 
 
심 의원은 "진보정의당으로서도 기둥뿌리가 뽑힌 것 같은 심경"이라면서 "정말 송구스럽다. 대한민국에서 또 한번 정의는 죽었다. 노 의원을 아끼는 수많은 국민들과 함께 오늘의 왜곡된 사법의 역사를 반드시 바로 잡겠다"고 다짐했다.
 
판사 출신인 서기호 의원은 "이번 판결은 일반 국민의 상식에 어긋나는 이해할 수 없는 판결"이라면서 "기본적으로 보도자료를 배포하는 것과 인터넷 게재의 차이를 국민들은 이해할 수 없다. 법 전문가들의 법 형식논리에 치우친 판결"이라고 성토했다. 
 
서 의원은 "더군다나 이번 판결로 인해 진실을 밝힌 노회찬 의원은 의원직을 상실하고, 황교안 검사는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됐다"면서 "진실이 뒤바뀐 이런 상황이 더 이상 발생해서는 안 된다. 황교안 검사의 법무부 장관 지명에 대해서는 청문회 때 낱낱이 이 문제를 밝혀내겠다"고 예고했다.
 
한편 진보정의당은 이날 연석회의 결과 "노회찬은 무죄"라며 "정의를 갈망하는 국민의 힘으로 노회찬 대표가 반드시 복권될 것"이라는 내용의 긴급 성명을 발표했다.
 
또한 15일 오전 11시 서울 서초동 대법원 앞에서 당 지도부와 의원단, 당원들과 함께 항의·규탄 기자회견을 개최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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