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박원순의 '창조경제'..같은 말·다른 뜻
박근혜 대통령 "창조경제로 제2의 한강의 기적 이루자"
박원순 시장 "낡은 경제 대신 질적 성장 신화 쓸 것"
2014-07-01 20:14:33 2014-07-01 20:19:00
[뉴스토마토 김현우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의 '서울형 창조경제'는 박근혜 대통령의 '창조경제'와 무엇이 다를까?
 
말은 비슷하지만 두 사람의 발언을 가만히 뜯어보면 각각의 '창조경제'가 다른 목표를 가진 것을 알 수 있다.
 
박 대통령의 창조경제는 '고속 성장'이 목표다. 박 대통령이 '창조경제'를 언급할 때마다 따라오는 것이 '제2의 한강의 기적'이다.
 
'한강의 기적'은 1997년 외환위기 전까지 지속되어 왔던 우리나라의 고속성장을 가리키는 대명사다.
 
지난 달 26일 전국상공회의소 회장단과 오찬 간담회에서 박 대통령은 제조업체 경영자들을 격려하면서 "같이 한번 제2의 한강의 기적을 이루는 대한민국을 만들어 나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의 대기업 경쟁력, 부동산 활성화 정책에서도 '고속 성장'에 대한 열의를 읽을 수 있다.
 
반면 박원순 시장은 '한강의 기적'과 '창조경제'를 분명히 분리했다.
 
박 시장은 1일 취임식에서 "건물과 시설, 건설에 집중하던 낡은 경제, 외형적 성장"이라며 한강의 기적에 대해 일부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그는 "과거의 서울이 한강의 기적을 이루어 양적 성장의 전기를 마련했다면, 새로운 서울은 지역과 마을의 기적을 이루어 질적 성장의 신화를 써내려 갈 것"이라고 말했다.
 
제조업, 대기업, 부동산 대신 박 시장은 관광사업과 지식사업, 그리고 소상공인 활성화에 열의를 보였다.
 
시장실 출입문 옆에 걸려있는 옛 서울지도를 보며 박 시장은 "서울은 한양도성이라는 성곽이 남아있는 세계 유일한 도시"라며 "뉴욕, 싱가폴을 흉내내면 2등 밖에 못한다. 우리 것을 가지고 해야 1등을 할 수 있다"고 말해 관광사업에 대한 자신감을 강하게 나타냈다.
 
서울시 공무원들의 특허권을 전시한 벽에 대해서는 "특허 강국, 특허의 수도가 되겠다는 뜻이 이 바탕안에 들어있다"고 설명했다.
 
"핸드폰을 만들어도 기술료, 로열티를 줘야 하기 때문에 사실 껍데기를 만드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특허 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서울도 뉴욕처럼 보행자의 편의성을 높이면 거리 주변 소상공인들의 매출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밝혔다.
 
또 수제품이 대세가 되면 재래시장, 소기업들이 살아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두 사람의 '창조경제'가 다른 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창업'을 중요하게 여기는 점은 둘 다 같다.
 
 
박 시장은 '배달 음식 주문 앱'을 예로 들며 "이 곳이 500명을 고용한 기업이다. 젊은 이들이 어렵다고 하지만 앱만 잘 만들어도 수만명을 고용하는 기업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우)과 박원순 서울시장(좌)2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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