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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3지방선거 현장24시)⑪세종시장, 자유한국당 송아영 후보
"세종시민 위해 권위 내려놓겠다"
유일한 여성 광역 후보…나홀로 유세로 시민소통 강화
2018-05-29 09:17:43 2018-05-29 09:17:43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28일 오전 11시30분. 영상 29도를 웃도는 초여름 날씨에 정부청사 대강당 정문 앞에서 한 여성 광역단체장 후보가 명함을 건네주고 있다. 17곳 광역단체장 후보 중 유일한 여성인 자유한국당 송아영 세종시장 후보다. 송 후보는 정문 앞에서 점심식사를 하러가는 정부청사 직원들을 상대로 나홀로 선거운동을 벌이고 있었다. 얼굴에는 땀이 송글송글 맺혔지만 표정은 밝았다. 씩씩한 목소리로 “안녕하세요. 세종시장 후보, 송아영입니다. 감사합니다”를 연신 외치며 시민들에게 명함을 건넸다. 송 후보에게 선거운동이 힘들지는 않은지 물었다. 송 후보는 “남의 선거운동은 많이 해봤지만 제 선거운동은 처음”이라며 “재밌다”고 했다.
 
자유한국당 송아영 세종시장 후보(오른쪽)가 28일 세종 정부청사 대강당 정문 앞에서 한 시민에게 명함을 건네주고 있다. 사진/박주용 기자
 
송 후보가 명함을 열심히 나눠주고 있는 사이에 갑자기 변수가 생겼다. 이 근처에서 새로 문을 연 닭강정 가게를 홍보하기 위해 가게 직원들이 송 후보와 같은 자리에 서서 소량의 닭강정과 전단을 건네는 것이었다. 송 후보는 “닭강정은 받아가는데 명함이 잘 안 팔린다”며 “지난번에는 명함 500장이 금방 나갔는데 오늘은 잘 안 나간다”고 했다. 이런 상황에도 송 후보는 미소를 잃지 않고 닭강정 가게 직원들에게 “저도 이따가 닭강정 하나 달라”며 “아이들 먹기에 좋을 것 같다”고 덕담했다. 그러면서 송 후보는 “자신이 꿈꾸는 시장의 모습이 바로 이런 것”이라고 했다. 시장의 권위를 내려놓고 시민들과 함께 거리두지 않는 편안한 시장의 모습 말이다.
 
자유한국당 송아영 세종시장 후보(오른쪽)가 28일 세종 정부청사 대강당 정문 앞에서 닭강정 가게 직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박주용 기자
 
송 후보와 이야기하는 와중에 그의 둘째 딸이 현장에 도착했다. 송 후보 캠프에는 현재 첫째와 둘째 딸이 일하고 있다. 틈틈이 막내딸도 엄마인 송 후보를 돕고 있다. 둘째 딸인 세진양은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인 학생으로, 행정고시 1차 시험을 통과한 뒤 송 후보의 선거운동을 돕기 위해 나섰다. 세진양은 어머니의 장점으로 ‘공약에 대한 진정성’을 꼽았다. 그는 “항상 시민들하고 대화하고 나면 어머니는 이걸 어떻게 정책에 반영할 수 있을까 고민을 계속 한다. 그리고는 꼭 지켜야 될 공약만 내놓는다”며 “그런 진전성이 어머니의 장점이다. 제가 볼 때 전국 광역단체장 후보 중 유일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자유한국당 송아영 세종시장 후보의 둘째딸인 김세진양(오른쪽)이 28일 세종 정부청사 대강당 정문 앞에서 어머니의 선거운동을 돕고 있다. 사진/박주용 기자
 
송 후보가 구상하고 있는 세종시의 미래 청사진에 대해 궁금해졌다. 정부청사 근처 한 카페로 자리를 옮겨 송 후보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그는 “세종시민이 원하는 것은 정치적 이념이나 정당 중심의 편가르기 선거가 아니라, 진정으로 세종시를 위하는 시장이 당선되는 것”이라며 “그래서 저는 오직 공약 중심의 선거를 하려고 한다. 제가 공감하고 있는 세종시민의 문제 의식, 생활 공약과 민생 정책을 시민들에게 제시하고 평가받겠다”고 말했다. 송 후보의 대표 공약은 크게 4가지다. 글로벌인재양성관과 학습전략센터 설립, 세종시 도로망 재설계, 공공빅데이터센터 유치, 그리고 세종 중앙공원 조성이다. 송 후보는 이중 중앙공원 조성과 관련해 답답함을 토로했다.
 
“중앙공원 부지가 40만평인데 시에서 절반을 논으로 한다고 한다. 여러 학자들과 시민들을 만나 의견을 들었다. 그 결과 논을 보존하는 것은 금개구리 다 죽게 하는 일이다. 금개구리 보존을 위한 논을 공원계획에서 제외해야 한다. 그동안 이 문제로 4년이상을 끌어왔다. 내가 시장이었으면 벌써 끝냈다. 습지를 1만평 정도 조성하고 금개구리가 안전하게 살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 그리고 계획대로 ‘시민 이용형 공원’으로 조성할 것이다.”
 
자유한국당 송아영 세종시장 후보가 28일 세종 정부청사 근처 한 상가에서 시민들에게 명함을 건네주고 있다. 사진/박주용 기자
 
중앙공원 부지 조성에 대한 공약을 듣는 동안 소통에 대한 송 후보의 관점이 엿보였다. 송 후보는 “세종시는 아직 만들어 가는 과정 중에 있다. 처음에 세운 계획이 바뀌기도 하고, 그중 몇몇은 아예 없어지기도 한다.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그런 과정에 반드시 시민이 참여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각계각층의 전문가 의견을 바탕으로 해서, 최대한 많은 시민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가장 합리적인 해결책을 도출하겠다”고 강조했다. 송 후보는 이날 오후에는 오는 29일 TV토론을 준비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송 후보는 대화를 마친 뒤 “내일 TV토론 공부해야 하는데 시간이 너무 없다”며 “큰일났다”고 발을 동동 굴렀다.
 
자유한국당 송아영 세종시장 후보가 28일 세종 정부청사 근처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박주용 기자
 
지방선거에 대한 세종시민들의 표심은 어디로 향하고 있을까. 세종 나성동에 있는 시민들의 목소리를 들어본 결과 대부분 세종시장 후보를 아직 결정하지 못한 듯 보였다. 나성동 근처에서 부동산중개사무소를 운영하는 50대 한 남성은 “아직까지 후보를 못 정했다”며 “주변에서도 별로 이번 선거에 관심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버스정류장에서 만난 20대 한 여성도 “아직 후보가 누군지 모르겠다”고 했다. 민주당에 대한 견제 차원에서 한국당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시민들도 있었다. 70대 한 남성은 “이번 드루킹 특검 보면 한국당. 민주당 할 것 없이 약간씩 계기로 전반적으로 큰틀에서 보면 다 똑같다”며 “다만 이번에 한번 여당을 견제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한국당 후보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송아영 후보 약력 ▲1963년 충남 조치원 출생 ▲이화여대 교육심리학 ▲한국영상대 교수 ▲한국당 부대변인 ▲한국당 중앙선대위 대변인
 
세종시 한누리대로에 위치한 자유한국당 송아영 세종시장 후보의 선거사무실. 사진/박주용 기자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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