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차철우 기자] 물가 상승세가 2% 후반대를 기록했지만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먹거리 부담은 여전히 큰 상황입니다. 특히 식품 가격은 한 번 오르면 원가가 낮아지더라도 인하로 이어지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데요. 물가 안정 흐름에도 식품업계의 가격 인하는 쉽지 않을 전망입니다.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장을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3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6년 10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10월 소비자물가는 2.8% 상승하며 두 달 연속 2% 후반대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전체 물가상승률은 전월 대비 0.2% 높아졌는데요. 2%대 상승은 올해 들어 5번째입니다.
생활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0.1%, 전년 같은 달 대비 2.6% 상승했습니다. 이 중 전년 같은 달 대비 식품은 1.5%, 식품 이외는 3.2% 각각 높아졌습니다. 아울러 전체 물가상승률은 낮아졌지만 가공식품 물가와 외식 물가는 2.9%씩 뛰었습니다.
가공식품과 외식 물가는 상승폭이 커졌는데요. 가공식품은 지난해 11월 3.3%를 기록한 이후 1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습니다. 즉석식품은 전월 대비 2.9%, 전년 같은 달 대비 12.4% 상승했습니다. 건강기능식품은 9월 대비 7.2% 상승해 오름폭이 두드러졌습니다. 외식 물가도 올해 2월 2.9% 상승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습니다.
품목별로는 농축수산물 가격이 1.7% 하락했습니다. 전체 물가상승률을 0.14%포인트 끌어내린 요인입니다. 특히 채소류는 11.2% 내렸습니다. 다만 양배추는 전월보다 34.1% 급등했습니다. 달걀은 전년 같은 달 대비 3.0%, 축산물은 4.8%, 수산물은 5.4% 각각 상승했습니다. 국산 쇠고기는 전월 대비 4.5%, 수입 쇠고기는 2.1% 각각 상승세를 이어갔습니다.
수산물은 올해 1월 5.9% 상승률을 기록한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습니다. 이 중 고등어는 전년 같은 달 대비 9.3% 뛰었습니다.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식품 매대에서 소비자들이 장을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복합 변수로 가격 낮추기 어려워
전체적인 물가 상승세는 둔화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먹거리 부담은 여전히 큽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낮아졌다고 해서 이미 오른 식품 가격이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특히 식품업계는 원재료비와 인건비, 물류비 등 생산·유통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 부담이 여전히 남아 있어 가격 인하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어렵습니다. 앞서 팔도, 농심, CJ제일제당, 오뚜기, 사조대림, 풀무원 등 식품기업은 제품 출고가를 인상했습니다. 던킨, 파리바게뜨, 뚜레쥬르 등 베이커리 브랜드들도 일제히 가격 인상을 단행했습니다.
통계상 물가 둔화와 소비자가 느끼는 장바구니 부담 사이의 간극이 이어지는 가운데 식품업계의 가격 인하도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식품 가격에는 원재료 가격뿐 아니라 인건비, 포장재 등 다양한 비용이 반영됩니다. 일부 원재료 가격이 하락하더라도 다른 비용이 상승하면 전체 제조원가를 낮추기 어렵습니다. 가격 인상 당시 반영하지 못한 비용 부담까지 고려하면 업계가 제품 가격을 다시 인하할 유인도 크지 않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물가 상승세가 둔화하더라도 외식업계의 비용 부담이 전반적으로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라고 전했습니다. 이어 "메뉴 가격에는 식재료비뿐 아니라 인건비, 물류비, 임대료, 플랫폼 수수료 등이 복합적으로 반영된다"며 "일부 항목의 가격 하락이 곧바로 메뉴 가격 인하로 이어지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업계는) 당분간은 전체 비용 흐름을 살피며 구매와 운영 효율을 높여 가격 부담을 최소화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습니다.
차철우 기자 chamato@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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