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차철우·이혜지 기자] 송년회와 모임 수요가 몰리는 연말 성수기를 앞두고 주류업계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습니다. 매출 성장세가 둔화한 데다 수익성 부담까지 이어지면서 하이트진로·오비맥주·롯데칠성음료 등 주요 업체들의 실적 반등이 과제로 떠올랐습니다. 기존 제품 경쟁력 강화와 신제품 출시로 내수 부진을 돌파하려는 가운데, 판매 확대가 실제 이익 개선으로 이어질지가 관건입니다.
주류 3사의 2025년 매출과 영업이익. 2026년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그래픽=뉴스토마토)
영업이익 일제히 감소…성장세 둔화
연말은 주류업계의 대표적인 성수기로 꼽힙니다. 송년회 등 모임으로 맥주와 소주 등 주요 주종의 소비가 집중되기 때문입니다. 다만 최근 주류 소비 흐름은 과거와 달라졌습니다. 고물가에 따른 외식 부담과 음주 문화 변화가 맞물리면서 전통적인 주류 소비가 예전만 못하다는 겁니다.
특히 젊은 소비층을 중심으로 건강이 주요 트렌드가 되며 도수가 낮거나 알코올이 없는 제품을 찾는 수요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저도수와 무알코올 제품 등 신제품을 선보이며 내수 시장 돌파에 나서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품군을 넓히고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지만 실적 개선을 장담하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하이트진로·오비맥주·롯데칠성음료 등 주류 3사는 2025년 영업이익이 모두 감소했습니다. 하이트진로는 2025년 연결 기준 매출 2조4986억원, 영업이익 1723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전년보다 매출은 3.9%(1006억원), 영업이익은 17.2%(358억원) 감소했습니다.
오비맥주는 2025년 연결 기준 매출이 1조7785억원으로 전년 대비 2.0%(353억원)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3465억원으로 5.4%(198억원) 감소했습니다.
롯데칠성음료의 주류 부문 매출은 2025년 7527억원, 영업이익은 282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7.5%, 18.8% 감소했습니다. 롯데칠성음료 주류 부문 영업이익은 2022년 369억원에서 2025년 282억원으로 감소했습니다. 지난해에는 200억원대로 내려앉았습니다.
업체별로 수익성이 악화한 배경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매출원가와 판매관리비 등 비용 구조를 살펴보면 매출 증가에도 이익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분석됩니다.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매출원가가 약 1조3891억원으로 전년보다 1.8% 감소했습니다. 판관비도 9372억원으로 4.1% 줄었습니다. 비용 절감에도 매출 감소와 매출총이익 축소가 이어지면서 영업이익이 감소했습니다.
오비맥주는 비용 증가가 수익성을 압박했습니다. 지난해 매출원가는 약 7142억원으로 2024년보다 3.8% 증가했고, 판매비·관리비·물류비도 7178억원으로 4.1% 늘었습니다. 매출 증가율은 2.0%에 그친 반면 비용 증가율은 이를 웃돌면서 영업이익이 감소했습니다. 롯데칠성음료는 제로슈거 소주 새로의 성장세에도 기존 주력 제품인 처음처럼의 판매 감소와 맥주 사업 부진이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주류매대 모습(사진=뉴시스)
상반기도 삐걱…새 성장 동력 발굴
올해 상반기 주류업체들은 실적 부진에서 벗어나기 위해 전략을 바꿨습니다. 하이트진로의 2026년 상반기 매출은 1조2094억원으로 전년 대비 4.0%, 영업이익은 1209억원으로 5.0% 감소했습니다. 롯데칠성음료 주류 부문은 부진이 이어지자 적자 사업을 정리하고 체질 개선 전략을 택했습니다. 이에 따라 2026년 상반기 매출은 3893억원으로 2025년 상반기 대비 1.9%, 영업이익은 230억원으로 34.5% 증가했습니다. 하지만 롯데칠성음료의 맥주 매출은 188억원으로 전년 대비 29.5% 감소했습니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개선됐음에도 맥주 사업에서는 부진을 벗어나지 못한 셈입니다.
주류업계는 영업이익 부진 탈출을 위해 각자의 전략을 마련했는데요. 하이트진로는 맥주 부진에 대응해 생산·판매 비용을 줄이는 한편 지난 3월 테라 제로를 출시하며 무알코올 시장으로 제품군을 확대했습니다. 참이슬 중심의 소주 시장 지배력 유지와 진로 등 브랜드 경쟁력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오비맥주는 기존 카스 중심의 시장 지위를 유지하는 한편 신제품 찰랑을 선보이며 국내 소주 시장 진출에 공들이고 있습니다. 맥주 중심에서 소주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며 서울·수도권·제주 일부 지역에 진출하고 있습니다. 10월 27일 기준 전국 1492개 식당·주점에서 판매되고 있습니다. 롯데칠성음료는 새로와 칵테일·하이볼·사워류 등 RTD 제품군을 강화, 처음처럼 리뉴얼을 통해 소주 경쟁력 보강하고 있습니다.
다만 업체별 전략이 실제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지 여부는 지켜봐야 합니다. 하이트진로는 맥주 사업의 판매 회복이 필요하고, 오비맥주는 기존 소주와의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롯데칠성음료 역시 RTD 제품군의 성장세를 이어가고, 부진한 맥주 사업의 실적을 끌어올려야 합니다.
주류업계는 현재 소비 위축과 음주 문화 변화로 과거와 같은 송년회 특수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판매량 확대뿐 아니라 비용 부담을 얼마나 줄이고 수익성을 확보하느냐가 실적 개선의 관건이 될 전망입니다.
최철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주류 소비 감소는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는 흐름"이라며 "건강과 웰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젊은 층부터 중장년층까지 술 소비를 줄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최근에는 생활 방식과 대인관계가 달라지면서 술을 소비하는 기회도 줄었다"며 "소비자의 주류 소비 감소가 업계 실적 부진으로까지 이어져, 업계에서도 향후 대응 방안을 고민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차철우 기자 chamato@etomato.com
이혜지 기자 zizi@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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