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덧칠에 자산 형성 막힌 청년들
신용대출 등 비담보 대출 전방위 규제
소득력 없는 청년층 자금통로 막혀
2026-06-18 16:55:20 2026-06-18 17:23:09
[뉴스토마토 이지유 기자]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관리를 이유로 전 금융권의 대출 규제 강화에 나서면서 청년층의 자산 형성 경로가 더욱 좁아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기존 자산 보유층과의 격차는 커지는 데다 상대적으로 담보 여력이 부족한 청년층은 대출 규제가 세질수록 자금 공급 여력이 더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삼성·KB국민·현대·롯데·농협·비씨카드 등 주요 카드사에 가계부채 관리 강화를 주문했습니다. 특히 카드론 증가세가 높은 카드사에는 한도 관리와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도록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카드사들은 대출 공급 조절에 나섰는데요. KB국민카드는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토스·핀다 등 대출 비교 플랫폼에서 신용대출 상품 노출을 중단했고 다른 카드사들도 신규 취급 관리에 들어갔습니다.
 
은행권 역시 신용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습니다. 신한은행은 비대면 신용대출 관리를 강화했고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은 신용대출 한도를 제한했으며 NH농협은행은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우대금리를 축소하는 등 대출 관리에 나섰습니다.
 
주택담보대출에 이어 신용대출 등 비담보 기반 대출 규제 강화가 이어지면서 청년층에게 미치는 타격이 더 크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한국은행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30대 차주의 1인당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1억218만원으로 사상 처음 1억원을 넘어섰습니다. 전년보다 382만원 증가한 수준으로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대치입니다.
 
반면 20대의 1인당 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3047만원으로 전년보다 288만원 감소했고 2021년 말 3573만원 이후 4년 연속 감소세입니다. 한국은행은 20대 대출 감소 배경으로 강화된 대출 규제를 꼽았습니다. 2022년 차주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강화되면서 소득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은 20대의 대출 여력이 줄었다는 설명입니다. 특히 같은 기간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증가했지만 신용대출은 감소했는데 20대는 주택담보대출보다 신용대출 비중이 높은 구조여서 규제 영향을 더 크게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습니다.
 
청년층은 자산을 마련하기 위해 활용할 수 있는 금융 수단은 줄어드는 반면, 부동산 시장 진입 장벽은 여전히 높은 상황인데요. 최근 몇 년간 집값이 크게 오르면서 노동소득만으로 자산을 축적하기 어려워진 가운데 주식투자는 청년층이 접근할 수 있는 대표적인 자산 형성 수단으로 자리 잡았지만 이마저 '영끌' 대출 규제 영향권에 있습니다.
 
수도권 아파트 가격은 최근 들어 과거 집값 급등기 수준을 넘어서는 지역이 잇따라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성북구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지난 8일 기준 105.37로 2021년 12월 기록한 이전 최고점 105.04를 넘어섰습니다. 
 
강남권과 한강벨트 지역까지 포함하면 서울 25개 구 가운데 18곳이 코로나19 이후 기록했던 집값 고점 수준을 회복했습니다. 경기 지역에서도 성남 분당구와 과천을 비롯해 하남, 용인 수지구 등이 올해 들어 기존 최고가를 다시 쓴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대출 규제와 공급 부족, 전·월세 감소 등이 최근 집값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자산 격차도 확대되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순자산 지니계수는 2017년 0.584에서 지난해 0.625로 상승했습니다. 지니계수는 자산이나 소득 분배의 불평등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로 0에 가까울수록 평등하고 1에 가까울수록 격차가 크다는 의미입니다.
 
연령별 순자산 지니계수 역시 20~30대는 0.54, 60대 이상은 0.63으로 나타났습니다. 기존 부동산 등 자산을 보유한 계층이 가격 상승 효과를 누리는 동안, 청년층은 자산 축적 기반을 마련하기 어려운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금융권 관계자는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대출 건전성을 관리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자산 형성 초기 단계에 있는 청년층은 담보 여력이 부족해 금융 접근성이 중요한 상황"이라며 "투기성 수요와 자산 형성을 위한 금융 수요를 구분해 청년층의 기회까지 위축되지 않도록 세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서울 명동거리에 붙은 대출 명함. (사진=뉴시스)
 
이지유 기자 emailgpt12@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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