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 타결 이후 국제유가가 하락하고, 코스피 지수가 9000선을 돌파해도 원·달러 환율은 5거래일 만에 다시 1520원대를 넘어섰습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매파(통화긴축 선호)적 기조를 드러내면서 금리 인상을 시사한 영향이 컸는데, 당장 미국의 이자율 상승을 기대한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환율이 요동쳤습니다. 중동 전쟁 종전 합의 덕에 숨 고르던 환율이 달러화 강세 영향으로 다시 치솟으면서 불안한 흐름을 보였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매파' 발톱 드러낸 워시 체제…연내 '1회 인상' 예고
18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3.7원이나 오른 1527.1원에 장을 마감했습니다. 원·달러 환율 주간 종가가 1520원을 넘은 것은 지난 11일 이후 5거래일 만입니다.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11.6원 오른 1525.0원에 장을 시작하며 등락을 거듭, 우상향을 이어갔습니다. 앞서 환율은 지난 15일 미·이란의 종전 합의 타결에 1510원 초반대까지 하락한 바 있습니다.
환율이 다시 치솟은 것은 미 연준의 연내 기준금리 인상 시사가 영향을 미쳤습니다. 실제 미 연준은 이날 기준금리를 기존 3.50∼3.75%에서 동결했다고 밝히면서도 연내 인상 신호를 강하게 내비쳤습니다. 연준이 제시한 점도표를 보면 올해 말 기준금리 예측치 중간값이 3.8%로 제시됐는데, 지난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때의 3.4%에서 0.4%포인트나 높아졌습니다. 이는 현 기준금리 상단인 3.75%보다 높은 수준으로, 사실상 연내 한 차례 금리를 올릴 수 있음을 시사한 것입니다.
세부적으로도 연말 예상치를 제출한 FOMC 위원 18명 가운데 9명이 연내 금리 인상을 전망했습니다. 향후 정책 방향과 관련해 들어가던 이른바 '완화 편향' 문구도 통째로 빠졌습니다. 첫 데뷔전을 치른 케빈 워시 연준 의장도 기자회견에서 "연준이 지난 5년간 물가 (상승률 관리)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는데, 이를 시정할 것"이라고 밝히며 물가 상승에 대응하는 통화 정책을 펼칠 것을 내비쳤습니다.
돈 몰리는 달러…원홧값 안정 기대 후퇴
예상보다 더 강한 연준의 매파적 기조에 글로벌 금융시장은 크게 요동쳤습니다. 이날 장 초반 상승 출발했던 뉴욕 증시는 연준 발표 이후 3대 지수가 줄줄이 하락 전환했고, 채권시장도 요동쳤습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장중 4.21%까지 치솟아 1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중동 전쟁 종전 기대로 안정을 찾았던 10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도 심리적 저항선인 4.5%에 다시 근접했습니다.
미 연준의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며 달러화도 강세를 보였습니다. 유로화와 엔화 등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100.39로 전 거래일 대비 0.9% 올랐습니다. 달러 인덱스가 다시 100을 넘어선 것도 7거래일 만입니다. 한국 역시 이 같은 영향에 원·달러 환율이 방향을 틀고 치솟았습니다.
시장에서는 당분간 글로벌 달러화 강세 영향으로 원화 약세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봅니다. 이민혁 KB국민은행 이코노미스트는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안전 자산 심리가 강화되며 환율이 오름세를 보일 것"이라며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매도세가 다시 커지면 1530원대를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17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서 열린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이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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