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중, 파업 찬반투표 돌입…‘초호황’ 조선업계 확산 촉각
조합원 8천명 대상 27일까지 투표
역대 부결 사례 없어…‘가결’ 유력
상반기 영업익 2조 바탕 보상 압박
2026-08-25 14:54:36 2026-08-25 15:14:05
[뉴스토마토 윤영혜 기자] HD현대중공업(329180) 노동조합이 영업이익의 최소 30%를 성과급으로 배분할 것을 사 측에 요구하며 합법적인 파업권 확보를 위한 찬반투표를 시작했습니다. 투표 가결 이후 파업권을 무기로 사 측에 진전된 협상안 제시를 압박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오랜 불황을 지나 호황기에 접어든 조선업계 전반으로 노동자들의 실적 보상 요구가 확산하며, 노사 간 갈등이 깊어지는 양상입니다. 
 
지난해 9월3일 HD현대중공업 노조가 사내 도로를 돌며 오토바이 경적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HD현중 노조)
 
25일 업계에 따르면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는 전날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 중지’ 결정에 따라 이날 오전 6시30분부터 울산 본사 등에서 전체 조합원 8000명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투표에 돌입했습니다. 투표는 오는 27일 오후 1시30분까지 진행됩니다. 울산 본사와 현대건설기계 인천·군산공장 등 사외 사업장을 포함한 28개 투표소에서 출근·점심·퇴근 시간대로 나뉘어 진행되며, 과반 찬성 시 합법적인 파업권을 얻게 됩니다.
 
HD현대중공업 역대 노조 파업 찬반투표에서 부결된 사례가 없었던 만큼 이번 투표 역시 가결될 가능성이 큽니다. 파업권을 손에 쥔 노조가 당장 파업에 나서기보다는 사 측의 협상안 제시를 압박하고, 이후 교섭을 통해 임금 및 단체협약 타결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투표 기간 중에도 노사는 대화 창구를 열어두고 있습니다. 노사는 지난 6월2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15차례 교섭을 진행했으나 사 측이 아직 공식 제시안을 내지 않은 상태입니다. 파업 찬반투표 첫날인 25일에도 울산 본사에서 제16차 본교섭을 열고 협상을 이어갑니다. 회사는 노조의 파업권 확보 여부를 지켜본 뒤 구체적인 협상안을 제시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HD현중 울산 조선소. (사진=HD현대)
 
노조는 월 기본급 14만9600원 인상과 호봉 승급분 별도 반영, 상여금 100% 인상 등을 핵심 조건으로 내걸고 있습니다. 특히 영업이익 최소 30%를 조합원에게 성과급으로 배분하고, 휴가비와 축하금 등을 통상임금에 산입할 것을 사 측에 촉구했습니다. 현장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신규 채용 확대도 주요 요구안에 포함됐습니다.
 
노조는 호황기 실적에 걸맞은 정당한 대우가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노조 측은 “조선업 호황 앞에서 위기 타령으로는 조합원들을 설득할 수 없다”며 “무너진 신뢰를 되찾고 안정된 일터를 바란다면 고정급 인상과 제도 상향 평준화, 영업이익 최소 30%의 성과 공유가 관철돼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도크가 건조 물량으로 가득 찬 데다 상선 부문이 상반기에 이미 연간 수주 목표를 초과 달성했고, 상반기 영업이익만 1조9453억원에 달하는 만큼 미래 불확실성을 핑계로 보상을 외면해선 안 된다는 입장입니다. 지난해 HD현대중공업의 영업이익 2조375억원을 기준으로 단순 계산하면 노조 요구에 따른 성과급 재원만 6100억원을 웃돌 것으로 추산됩니다.
 
성과급 배분을 둘러싼 갈등은 HD현대(267250) 그룹 내 다른 계열사와 조선업계 전체로 번지고 있습니다. HD현대삼호 노조 역시 영업이익 30% 수준의 성과급 지급을 요구하고 있으며, 그룹 내 HD현대일렉트릭(267260)과 HD건설기계 노조도 쟁의 절차를 밟고 있습니다. 한화오션(042660) 노조와 삼성중공업(010140) 노동자협의회도 성과급 제도 개선을 강하게 요구 중이라 임금 협상을 둘러싼 긴장감이 산업계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노사 갈등이 장기화할 경우 자율운항, 데이터센터, 친환경 선박 개발을 비롯해 한미 조선 협력 마스가(MASGA) 프로젝트 등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했습니다.
 
윤영혜 기자 yy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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