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선 1년, 조선·방산·전력 ‘성과’…다음은 ‘AI·SMR’
상반기 영업익 6조9594억…전년 연간 실적 돌파
조선·전력기기 수주 확대…해양방산 경쟁력 강화
AI로 조선 경쟁력 강화…SMR도 시설 투자 확대
2026-10-16 14:11:57 ㅣ 2026-10-16 14:12:41
[뉴스토마토 안정훈 기자] 정기선 HD현대(267250) 회장이 오는 17일 취임 1주년을 맞습니다. 이 기간 HD현대는 대외 정세 변화 등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조선과 전력기기 등 주요 산업군에서 역대급 실적 개선세를 이뤘습니다. 취임 첫해 긍정적인 성적표를 받아든 가운데 업계의 시선은 HD현대의 신사업으로 쏠리고 있습니다. 정 회장은 기존 사업의 호실적을 넘어 인공지능(AI)과 소형모듈원전(SMR) 등 미래 사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며 장기적인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에 착수했습니다.
 
영국 왕실의 앤 공주(왼쪽)와 정기선 HD현대 회장이 지난 7월 HD현대중공업 울산 조선소에서 만나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HD현대)
 
16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의 올해 상반기 누적 영업이익은 6조9594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6조996억원)을 반년 만에 넘어섰습니다. HD한국조선해양(009540)이 3조1111억원, HD현대일렉트릭(267260)이 5453억원을 기록하는 등 조선과 전력기기 분야가 실적 개선을 이끈 것으로 풀이됩니다.
 
해양방산 분야의 성과도 주목됩니다. 필리핀과 페루 등에서 수출 실적을 늘리며 함정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했으며, 한미 조선협력 프로젝트 ‘마스가(MASGA)’를 계기로 미국 현지 방산기업과의 협업도 확대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미 방산기업 안두릴과 무인수상정을 공동 개발하고, 팔란티어와 인공지능(AI) 기반 스마트 조선소 구축을 추진하는 한편 키윗과 선박 건조·블록 분야 협력을 위한 제휴를 맺는 등 성장 동력을 확보했습니다.
 
이는 정 회장이 추진한 사업 재편의 성과로 풀이됩니다. HD현대중공업(329180)과 HD현대미포는 지난해 12월 합병해 통합 HD현대중공업으로 출범했습니다. 양사의 설계·생산 역량과 기술력을 결집해 선박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는 동시에 마스가에 대비해 함정 건조 능력을 끌어올리려는 구상이었습니다. 지난 1월에는 HD현대건설기계와 HD현대인프라코어도 통합해 HD현대건설기계(267270)로 출범했습니다. 이후 HD현대건설기계는 지난 5월 인도 굴착기 시장에서 점유율 1위(20.5%)에 오르는 등 성과를 냈습니다.
 
취임 첫해가 주력 사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한 시기였다면, 앞으로는 AI와 SMR 등 신사업 육성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입니다. 우선 생산 현장에 AI를 도입해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HD현대는 오는 2030년까지 스마트 조선소 구축을 완료한다는 목표로 ‘미래 첨단 조선소(FOS)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30일 정기선 HD현대 회장이 울산에서 열린 대호김종서함 진수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원자력 분야에서는 빌 게이츠가 설립한 테라파워와 협력 관계를 구축했습니다. 특히 정 회장은 지난 8월 빌 게이츠와 직접 만나 차세대 SMR인 ‘나트륨’의 상용화 방안도 논의했습니다. 또 SMR 전용 시설 구축에 2386억원을 투입하는 등 에너지 인프라 사업에만 1조4037억원을 투자했습니다.
 
AI 인프라 시장에서도 입지를 넓히고 있습니다. HD현대중공업은 독자 개발한 4행정 중속엔진 ‘힘센엔진’을 활용해 AI 데이터센터용 분산 전력 공급 설비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했습니다. HD현대일렉트릭도 전력기기 공급 분야에서 수주를 늘리며 AI 인프라 확대에 따른 수요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다만 중국의 추격과 노사갈등 등 안팎의 문제도 해소해야 할 과제로 남았습니다. 외부적으로는 중국이 글로벌 조선 시장에서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하는 데다 LNG 운반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 기술까지 추격하면서 부담이 커지고 있습니다. 내부적으로는 HD현대중공업 노조의 7차례 부분파업에 이어 지난달 임금 및 단체협약 잠정합의안까지 부결되면서 노사갈등이 장기화하고 있습니다.
 
정 회장은 내부 소통을 늘리는 동시에 국제사회와 협업하며 대응할 방침입니다. HD현대 관계자는 “정 회장은 취임 이후 구성원들과의 소통을 통해 조직문화를 살피고 국내외 사업 현장을 찾아 작업 현황을 직접 확인하는 등 글로벌 무대에서 미래산업을 위한 협력 기회를 계속해서 모색해 왔다”며 “글로벌 협력을 통해 변화하는 산업환경에 대응해 지속적인 성장과 경쟁력 강화를 이끌 것”이라고 했습니다.
 
안정훈 기자 ajh760631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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