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정부가 820조9000억원에 달하는 2027년 '슈퍼 예산안'을 마련한 가운데 여·야가 미래대응기금을 놓고 공방을 벌였습니다. 여당은 재정 안정을 위한 안전판이라는 입장인 반면 야당은 '쌈짓돈' 논란을 재점화했습니다. 국회는 재정건전성에 우려를 표했는데요. 오는 2029년부터 초과 세수가 고갈되고, 2055년에 이르러서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도 최대 126.3%로 치솟는 등 불안 요소가 있기 때문입니다.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027 예산안 토론회'에 모인 참석자들. 왼쪽부터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위원회 야당 간사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 이광재 예결특위원장, 조정식 국회의장, 여당 간사 정태호 민주당 의원. (사진=뉴시스)
미래대응기금 논란에…야 "헌법 취지에 어긋나"
국회 예산정책처는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2027 예산안 토론회'를 개최했습니다. 이날 토론회에선 미래대응기금을 둘러싼 여·야 간 공방이 있었습니다.
미래대응기금은 약 162조원대로 편성됐는데, 세수 증가분 일부를 적립해 △청년 △미래성장동력 △지방 △교육·인재 등 4대 분야에 집행하는 동시에 여유자금 등으로 비축하는 내용이 골자입니다.
야당은 정부가 국회 추가 승인 없이 미래대응기금 주요 항목별 지출액을 30% 범위 안에서 변경할 수 있다며 쌈짓돈에 비유했습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야당 간사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열린 '2027 예산안 토론회'에서 "국회의 예산심의권을 형해화하는 백지수표식 예산은 헌법 취지에 어긋난다"고 지적했습니다.
여당은 미래대응기금이 재정 안전판 역할을 한다며 반박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시정연설에서 "신설되는 미래대응기금은 잠재성장률 반등을 뒷받침하는 전략적 투자 플랫폼이자 확대되는 세수 변동에 대응하는 혁신적 재정 안정 장치"라고 한 것과 같은 맥락입니다. 예결위 여당 간사 정태호 민주당 의원은 토론회에서 "경기가 악화하고 세수가 줄어드는 상황에 대한 안전판을 만들어야 한다"며 "미래대응기금을 통해 안전판을 만들고 있다는 게 내년도 예산안 특징 중 하나"라고 밝혔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역대 최대 규모 예산에 재정 경고등
예산정책처는 미래대응기금의 주요 재원인 초과 세수가 일시적 재원인 만큼 오는 2029년 이후 세금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예산정책처가 정부의 2026~2030년 국가재정운용계획을 토대로 분석한 결과, 미래대응기금의 핵심 재원인 추가세수는 2027년 158조5000억원에서 2028년 57조3000억원으로 줄어듭니다. 이후 2029년부터는 추가 세수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관측됐습니다.
초과 세수 고갈에 따른 우려는 전체 예산안에도 적용됩니다. 내년도 정부 예산안은 820조9000억원으로 올해 대비 12.8% 늘어났는데, 예산안의 상당 부분은 반도체 경기 호조 등에 따른 초과 세수를 바탕으로 마련됐습니다.
예산정책처는 정부도 이 문제를 알고 있다고 적시했는데요. 예산정책처는 전날 낸 '2027년도 예산안 총괄분석' 보고서에서 "추가·초과 세수는 경기와 세수 추계에 연동되는 일시적 재원"이라며 "예산정책처와 정부 모두 2029년 이후에는 추가 세수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습니다.
국가채무가 늘어나는 점도 예산정책처가 우려한 지점 중 하나입니다. 올해 본예산 기준 GDP 대비 51.6%인 국가채무비율은 내년도 예산안을 적용하면 48.3%로 낮아집니다. 이 대통령이 이날 국회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재정의 기초체력 또한 한층 더 튼튼해진다"고 말한 근거도 국가채무비율 하향 조정입니다.
다만 예산정책처 계산에 따르면 장기적 재정건전성에는 악화 여지도 다분합니다. 예산정책처 분석에 따르면 오는 2055년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최대 126.3%까지 오릅니다.
예산정책처는 내년 국고채 만기상환 규모가 110조7000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인 점을 짚은 뒤 "급증한 채무를 세수 호조기에 감축하는 것이 국가재정법의 취지에 부합하므로 시장 안정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적정 규모의 국채 상환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습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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