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효진 기자] 이재명 대통령의 네 번째 시정연설에서 민주당 의원들은 박수갈채를 보내며 호응했지만 국민의힘은 정부 예산안에 반대하는 피켓을 들고 항의했습니다. 국민의힘 의원들의 반발에 이 대통령이 "계속 방해하는 얘기"라고 응수하며 연설이 40초가량 중단됐습니다. 연설이 끝나고 홀로 남은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과 이 대통령이 악수하며 대화하는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습니다.
28번의 박수갈채…야당에선 "재판 재개" 고성
이 대통령은 2일 820조9000억원 규모의 27년도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위해 감색과 회색 줄무늬 넥타이를 착용한 채 국회를 찾았습니다. 청와대 대변인실은 이 대통령의 착장에 대해 "더 큰 성장, 더 따뜻한 민생, 더 강한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표현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약 27분간 이어진 연설에서 범여권 의원들을 중심으로 총 28번의 박수가 터져 나왔습니다. 이 대통령이 오전 10시 2분경 본회의장이 들어서자 민주당 의원들은 일렬로 도열해 박수로 환영했습니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와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 정청래 민주당 의원 등이 입구 맨 앞에서 이 대통령을 맞았습니다. 이 대통령은 박수 치는 의원들과 한 명씩 악수를 나눈 뒤 연단 위에 올랐습니다.
반면 국민의힘 의원들은 각자 모니터 앞에 '1400조 나랏빚 162조+미래빚더미기금', '사법부 겁박 중단 재판 독립 수호'가 적힌 피켓을 붙이고 자리에 앉아 침묵으로 항의했습니다. 이 대통령이 연단에 올라 국민의힘 쪽으로 먼저 인사했지만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연설 초반 이 대통령이 경제 성과와 주요 정책을 읊자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 박수가 나왔습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턱을 괴거나 서로 귓속말을 나누며 무반응으로 일관했습니다.
국가채무를 설명하는 대목에서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술렁임이 감지됐습니다. 이 대통령이 "국채를 발행하기는 하지만 대부분을 기존 국채 상환에 사용해 국채의 순 증가분이 거의 없다"고 말하자 국민의힘 의원들이 웅성이기 시작했습니다. 잠시 이 대통령이 말을 멈추자 민주당 한 의원이 "그냥 하시라"며 고함치기도 했습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웃으며 "말할 게 있으면 하고 내가 마저 하도록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국민의힘 한 의원은 "초과 세수가 있는데 왜 추가 국채를 발행하느냐"라고 반발했습니다. 의원들 사이에서 "재판 재개하라"는 외침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항의를 이어가는 가운데 이 대통령은 "계속 조금 더 듣고 하겠다"며 40초간 발언을 멈췄습니다. 이후 이 대통령은 "지금 얘기하고 있는데 계속 방해하는 얘기"라며 "특별한 의견을 주시면 좋겠는데"라고 일침을 놓았습니다.
이 대통령이 재차 "내가 계속해도 되겠느냐"라고 묻자 민주당 의원들이 박수와 함께 "네"라고 화답하며 시정연설이 이어졌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2일 국회에서 2027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마치자 국민의힘 의원들이 자리를 빠져나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조희대에 "잘 계세요?" 묻자…국힘 "사법부 흔들고 면전서 안부"
시정연설 직후 조 의원을 제외한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 대통령보다 앞서 본회의장을 빠져나갔습니다. 이 대통령은 홀로 자리를 지킨 조 의원에게 다가가 악수하고 등을 두드리기도 했습니다. 이들이 간단한 대화를 나누는 동안 범여권 의원들 사이에선 박수와 환호가 나왔습니다.
앞서 이날 오전 9시40분께 진행된 사전 환담에선 이 대통령과 조희대 대법원장 간 불편한 기류가 흐르기도 했습니다. 해당 자리에는 조정식 국회의장을 비롯해 김 대표·한 원내대표·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신장식 조국혁신당 대표·김상환 헌법재판소장·김호철 감사원장 등도 참석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환담장을 찾은 조 대법원장과 악수하며 "잘 계세요?"라고 안부를 물었습니다. 장 대표에게는 "반갑다. 방송에서 자주 보는데"라고 웃음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이에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기자간담회에서 "(이 대통령이) 공감 능력이 없는진 모르겠지만 참 무서운 사람이란 생각이 든다"며 "대법원장이 잘 있겠나. 본인이 대법원장 제청권을 흔들고, 민주당 뒤에서 대법원장을 흔들고, 탄핵이니 국정조사니 하면서 사법부 독립을 뒤흔드는데 면전에서 잘 계시냐는 말을 할 수 있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했습니다.
이효진 기자 dawnj789@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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