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보라 기자] 호반그룹이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의 지분을 추가로 매입하면서 경영 참여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건설업 중심의 사업 구조를 가지고 있는 호반그룹의 항공업 진출 의도를 두고 새삼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11년 동안 이어져온 호반그룹의 행보에 대해 사업 다각화 시도라는 시각과 함께 외형 확대를 통한 몸집 불리기라는 지적이 동시에 나오고 있습니다.
서울 서초구 우면동 호반건설 본사 사옥. (사진=연합뉴스)
호반그룹이 항공업에 눈독을 들인 것은 지난 2015년부터입니다. 당시 아시아나항공의 모회사인 금호산업 인수전에 뛰어든 호반건설은 6007억원을 써내며 단독으로 본입찰에 참여했지만, 채권단이 매각을 유찰시키면서 인수에 최종 실패했습니다.
7년 뒤인 2022년 호반건설은 사모펀드 KCGI가 보유한 한진칼 지분을 인수하며 다시 항공업 진출을 꾀했습니다. 이번에는 항공사를 직접 인수하는 대신 대한항공의 지주회사인
한진칼(180640) 지분을 확보하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2023년에는 호반호텔앤리조트가 하림그룹 계열사
팬오션(028670)이 보유한 한진칼 지분 5.85%를 약 1628억원에 인수, 올해 7월 기준 호반그룹의 한진칼 지분율은 20.15%를 기록했습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특수관계인 측 지분율(20.57%)과 불과 0.42% 차이였습니다. 최근 호반이 주식을 추가 매입하면서 양측 지분율이 역전됐을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정확한 취득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을 신고한 호반그룹은, 한진칼 지분 추가 매입에 대해 단순 투자 목적이라는 기존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호반의 잇단 항공업 투자를 두고 재계에서는 건설업에 편중된 사업 구조를 다양화하려는 전략이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건설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호반건설의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절반 가까이 줄었습니다.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가 절실한 상황에서 항공업이 그 방편이 아니냐는 것입니다. 호반그룹이 호텔·리조트 등 관광·레저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는 점도 항공업 진출의 배경으로 거론됩니다. 다만 사업적 시너지는 불분명하다는 지적이 주를 이룹니다. 호반은 건설업을 중심으로 성장한 기업으로, 항공사를 직접 운영한 경험이 없습니다. 항공업은 안전관리부터 국제노선 운영까지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산업입니다. 호텔·리조트 사업과의 연계 가능성은 있지만, 실제 항공 사업에서 어떤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일각에선 당초 투자수익이 목적이었지만 한진칼 지분이 늘어나면서 경영권 인수까지 염두에 두게 됐을 가능성을 거론하며 그룹의 외형 확대에 무게를 둔 행보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호반이 한진칼 경영권을 확보할 경우 대한항공을 비롯한 한진그룹 계열사에 대한 지배력을 갖게 되는 데다, 항공·물류 분야까지 사업 영역을 넓어지면서 재계 순위를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사업 다각화라는 시각으로 보면 어떤 식으로도 합리화하기는 어렵다”며 “사업적 시너지보다 그룹의 덩치를 키우려는 의도가 더 커 보인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