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현경 기자] 회계부정으로 상장폐지된 웰바이오텍의 소액주주들이 회사와 전 임원, 외부감사인 등을 상대로 13억원대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회사가 허위 매출을 계상하는 등 재무 정보를 왜곡해 투자자들에게 정확한 경영 상황을 알리지 않았고, 주주들은 왜곡된 정보에 기초해 투자했다가 손실을 봤다는 주장입니다.
4일 <뉴스토마토> 취재를 종합하면 웰바이오텍 소액주주 27명은 웰바이오텍과 구세현 전 대표이사, 전·현직 임원, 외부감사인 신한회계법인 등을 상대로 지난 2월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청구액은 13억5709만원입니다. 사건은 서울중앙지법에 접수된 뒤 서울북부지법으로 이송돼 계류 중이며, 아직 첫 변론기일은 잡히지 않았습니다.
원고 측은 회사의 회계처리 위반으로 투자자들이 정확한 재무 상태를 파악할 수 없었고, 이후 거래정지와 상장폐지 과정에서 주가 하락 등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합니다. 소액주주 측은 "회계 조작으로 문제가 발생했지만 주주들은 그 정보를 미리 알 수 없었다"며 "이로 인해 거래정지 사유가 발생했고 결국 상장폐지까지 이어져 손해를 봤다"고 소송 취지를 설명했습니다.
이번 소송은 회사뿐 아니라 외부감사인인 신한회계법인에도 책임을 묻는다는 점에서 주목됩니다.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해 10월 웰바이오텍이 자기 전환사채(CB)를 특수관계자에게 공정가치보다 낮은 가격에 처분하고 관련 손실을 회계에 반영하지 않은 점, 육가공 매출을 허위 계상한 점 등을 문제 삼아 검찰 고발 등을 의결했습니다. 금융위원회는 같은 해 12월 웰바이오텍과 전 임원들에게 총 14억여원의 과징금을 부과, 감사 절차 소홀을 이유로 신한회계법인에도 2억835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습니다.
다만 소송은 피고를 특정하는 단계부터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피고 가운데 전 웰바이오텍 이사와 신한회계법인 담당 공인회계사 신원이 확인되지 않아 소송 서류에 '성명불상'으로 기재됐습니다. 금융당국의 제재 자료에도 개인 이름 대신 '전 대표이사' 등 직위만 공개돼 원고 측이 책임자를 특정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원고 측은 피고를 특정하고 관련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회사와 회계법인, 금융감독원과 금융위원회에 사실조회를 신청한 데 이어 지난 9월 법원에 문서제출명령도 신청했습니다. 법원은 같은 달 금융위에 관련 자료 제출 여부와 거부 사유 등을 묻는 심문서를 보냈습니다. 심문서를 보낸 지 두달이 지났지만 금융위는 자료 제출 여부에 대해 여전히 "검토 중"이라는 입장입니다. 소송은 접수 8개월이 넘도록 첫 변론기일이 지정되지 않았습니다.
웰바이오텍은 2023·2024사업연도 연속 감사의견 거절을 받은 뒤 올해 1월 유가증권시장에서 상장폐지됐습니다. 이와 별도로 구 전 대표와 양남희 회장, 이기훈 전 부회장은 김건희 특검이 수사한 웰바이오텍 주가조작 사건으로 기소돼 형사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재건사업 관련 주가조작 의혹을 수사하던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지난해 8월21일 압수수색한 서울 강남구 웰바이오텍 사무실. (사진=연합뉴스)
김현경 기자 khk@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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