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김창수 한국부동산원 공사비검증지원단장이 '제3회 디벨로퍼뉴스 도시정비사업 포럼'에 참석해 공사비 검증의 필요성과 절차에 대해 정비사업 조합원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사진=이수정 기자)
[뉴스토마토 이수정 기자] 공사비 급등으로 조합과 시공사 간 증액 분쟁이 잇따르자 한국부동산원이 계약 단계에서부터 분쟁의 싹을 잘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검증 의무를 지키지 않는 사업장이 적지 않은 만큼, 계약서와 검증 절차를 함께 정비해야 한다는 겁니다.
4일 김창수 한국부동산원 공사비검증지원단장은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3회 디벨로퍼뉴스 도시정비사업 포럼'에서 이 같은 내용의 공사비 검증·관리 방안을 발표했습니다.
김 단장에 따르면 정비사업 전국 평균 공사비는 2020년 3.3㎡당 480만3000원에서 지난해 807만7000원으로 68.2% 올랐습니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890만3000원으로 가장 높았습니다. 같은 기간 건설공사비지수는 30.0%, 건설업 근로자 임금은 22.9% 올랐습니다. 원자재값 상승과 인력 부족, 주 52시간제·중대재해처벌법 같은 제도 변화가 겹친 결과입니다.
부동산원은 분쟁이 커지는 원인으로 조합과 시공사 간 정보 비대칭을 꼽았습니다. 정비사업은 대부분 연면적당 단가로 총액 계약을 맺어, 설계가 바뀌어도 조합이 증액의 적정성을 따지기 어렵다는 설명입니다.
실제 검증 사례에서도 틈이 드러났습니다. 서울의 한 재건축 단지는 2018년 계약 뒤 연면적이 약 6000㎡ 늘고 1개 동·19세대가 추가되면서 시공사가 약 1500억원 증액을 요구했습니다. 증액 항목에는 천연대리석과 이탈리아산 포세린 타일, 광폭마루, 연료전지, 엘리베이터 속도 상향 등 마감재와 설비 고급화가 대거 포함됐습니다. 다른 사업장에서는 주방가구와 붙박이장 아래에 깔리지 않는 마루까지 수량에 넣거나, 설치할 수 없는 세대까지 포함해 비용을 계산한 사례가 검증 과정에서 걸러졌습니다.
검증 의무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습니다. 시공사가 선정된 전국 568개 사업장을 전수조사한 결과, 검증 의무 대상인데도 이를 이행하지 않은 곳이 138곳에 달했습니다. 정부는 이 중 16개 사업장을 특별점검했습니다.
부동산원은 대안으로 사전컨설팅을 제시했습니다. 시공사 입찰공고 전이나 도급계약 전에 계약 내용을 미리 점검해, 마감재의 제조사·모델·규격까지 계약서에 명확히 적도록 하는 방식입니다. 제도 개편도 추진되고 있습니다. 도시정비법 개정안은 공사비 변동 기준과 검증 방법을 계약서에 반드시 담도록 했습니다. 검증 결과는 총회에 공개한 뒤 의결을 거쳐 계약에 반영해야 합니다. 시공사가 증액 자료를 내지 않거나 거짓으로 내면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김 단장은 "공사비에 대한 불명확한 계약 내용이 분쟁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시공자 선정 단계부터 도급계약서에 관련 사항을 명확히 해 분쟁을 사전에 예방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전문성 있는 공사비 검증은 조합과 시공자 간 정보 불균형을 해소하고 공사비 부풀리기를 막아 조합원 분담금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수정 기자 lsj5986@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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