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으로 치닫는 중동…도료업계 악재 누적
호르무즈 이어 홍해까지…국제 유가 급등
정부 물가 눈치에 가격 반영도 못해…하반기 경고등
2026-07-23 16:31:16 2026-07-23 17:10:30
[뉴스토마토 변소인 기자]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선언에 이어 홍해 봉쇄 위협까지 겹치면서 전 세계 원유 수송의 양대 관문이 동시에 흔들리고 있습니다. 원유 파생 제품을 원료로 쓰는 국내 도료업계는 뾰족한 대응책도 없이 하반기 실적 악화를 우려하고 있습니다.
 
23일 경기도 평택항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사진=연합뉴스)
 
23일 도료업계에 따르면 당장의 피해가 현실화하지는 않았지만 상반기부터 이어진 악재에다 홍해 봉쇄까지 더해지면 하반기 고전은 면하기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4분기까지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이어져 호르무즈 해협이 막히면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 12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환율도 부담을 더하고 있습니다. 원·달러 환율은 올 들어 1400원대 이하로 떨어지지 못한 채 등락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원재료 가격이 급등하고 있습니다. 
 
도료업계에 유가와 환율은 곧바로 원가로 직결되는 변수입니다. 페인트의 핵심 원료인 수지와 용제 안료는 대부분 나프타에서 나오는 석유화학제품입니다. 도료의 경우 원료 상당수를 수입에 의존하는 구조여서 유가와 환율이 동시에 오르면 원가 부담이 이중으로 쌓이게 됩니다.
 
이런 영향으로 하반기에 도료업계는 부진한 실적을 기록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악재가 누적되면서 그로 인한 영향이 본격화하기 시작한 것인데요. 한 도료업계 관계자는 "상반기 실적이 기대치를 웃돌았지만 이는 과수요로 인한 영향이 컸다"며 "7월부터는 판매량이 떨어지고 있다. 하반기 실적은 상반기 대비 좋지 못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도료업계 관계자는 "아직은 재고를 보유하고 있어 당장 큰 피해가 발생하지는 않지만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 때문에 가격을 올리기 쉽지 않아 발목을 잡고 있다"며 "봉쇄가 장기화할수록 피해는 불어날 수밖에 없는데 이를 도료 업계가 감당해야 하는 구조"라고 꼬집었습니다.
 
실제로 도료 업계는 지난 4월 나프타 가격 급등으로 인해 가격 인상을 예고했다가 철회 또는 축소한 바 있습니다. 당시 KCC(002380)는 10~40% 인상안을 냈다가 전격 철회했고 노루페인트(090350)SP삼화(000390)도 인상 폭을 절반 수준으로 낮췄습니다. 한 차례 인상 계획을 변경했던 도료 업계로서는 다시 가격 인상 카드를 꺼내기가 부담스러운 상황입니다.
 
중소 도료 업체들의 사정은 더 열악합니다. 대형사에 비해 원료 재고 여력이 적고 가격 협상력도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업계에서는 호르무즈와 홍해 봉쇄 국면이 길어질 경우 하반기 실적 전반이 흔들릴 수 있다는 전망에 무게가 쏠리고 있습니다.
 
변소인 기자 bylin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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