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DX ‘성과급’ 너머 ‘고용불안’…경쟁사 실적·사내 재교육 ‘위축’
‘리스킬링’ 제안 후 ‘희망퇴직’ 거론…‘불안감’ 확대
매출 올라 업무 늘지만 영업손실…직원 부담 가중
2026-08-24 14:52:28 2026-08-24 14:59:05
[뉴스토마토 안정훈 기자] 삼성전자(005930) 디바이스경험(DX·완제품) 부문이 처음으로 영업손실을 기록한 가운데, 노동조합이 추가 성과급을 요구하는 등 노사 갈등까지 이어지면서 안팎의 위기에 처한 모습입니다. DX부문 최대 노조인 삼성전자노동조합 동행(동행노조)은 최근 노사 간 ‘성과급’ 갈등을 넘어, 사 측이 사실상 퇴직을 권하고 있다며 고용 안정을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전문가들은 경쟁사들의 사례처럼, 기술력을 수익으로 전환하는 경영 역량이 위기 타개책이라고 제언했습니다.
 
삼성전자노동조합 동행 노조원들이 지난 21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안정훈 기자)
 
삼성전자 DX부문 노사 갈등의 확산에는 성과급에 대한 불만과 함께 고용에 대한 불안도 한몫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사 측이 희망퇴직과 리스킬링(직무 재교육)을 요구하는 일련의 과정에서 사실상 권고사직을 종용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동행노조 관계자는 24일 “리스킬링을 요구해 다른 곳으로 보내면서 ‘아니면 희망퇴직 하겠느냐’고 함께 묻는 사례가 있었고, 몇명은 사직했다”며 “제안을 받는 사람들로서는 ‘아, 내가 잘려야 하는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했습니다.
 
일부 직원은 경북 구미사업장에서 경기 수원사업장으로 이전하라는 제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거주지는 완전히 달라지지만, 같은 소프트웨어 직군으로 묶이면서 리스킬링 대상에 포함됐다고 합니다. 노조 관계자는 “큰 틀에서 직군은 같아 문제가 없다. 그러나 같은 ‘소프트웨어’라도 사용 프로그램과 범위가 달라 단기간에 숙지하기 어렵다”며 “자존감이 떨어진 상황에서 사 측이 희망퇴직을 권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다만 사측은 “사업이 바뀌면 당연히 조직 규모도, 역할도 바뀐다”며 “써야 하는 부서, 쓸 수 있는 부서에 더 많은 인원을 투입하자는 차원이지, 인력 효율화 같은 것과 거리가 있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일부는 회사가 직원들에게 실적 악화의 책임을 전가한다고 주장합니다. 현장 노동자들은 판매량 증가로 야근이 늘어나는 등 고충이 큰 상황인데, 적자 전환을 이유로 DS부문과 보상 규모를 차별하고, 리스킬링 등으로 압박한다는 것입니다. 실제 지난 2분기 DX부문 매출은 48조원으로 전년 동기(43조6000억원)보다 상승했습니다.
 
매출과 별개로 영업이익에서 경쟁사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불만을 낳고 있습니다. LG전자(066570)는 지난 2분기 매출 23조8265억원, 영업이익 1조5791억원을 기록했습니다. 매출 자체는 DX부문의 절반에 불과하지만, 조 단위의 영업이익을 거두면서 반등에 성공했다고 평가됩니다. 모바일 분야의 경우, 애플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각) 공개한 3분기 실적에 따르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094억2000만달러(약 156조원), 357억달러(약 49조원)로 전년 동기 대비 16.4%, 26.6%씩 증가했습니다. DX부문 내 모바일을 담당하는 MX사업부가 이번 분기 영업손실(약 7000억원)로 전환된 것과 대비되는 대목입니다.
 
황용식 세종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실적 개선과 사업 전략에 따라 인력 재편 및 조정이 필요할 수는 있다”면서도 “경쟁사들과 차이가 발생했다면 경영 방침부터 점검해야 한다. LG전자의 경우 B2C(기업-소비자 간 거래)에서 B2B(기업 간 거래)로 전환해 성과를 냈다”고 했습니다. 이어 “구성원들이 납득할 수 있게 책임자들에 대한 조정이 선행된 후 인력 변경이 진행돼야 한다”며 “구성원 공감대가 없는 변화는 내부 불안이 조성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안정훈 기자 ajh760631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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