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동대응단, '서울대 경영동아리 출신 정보카르텔' 정조준…200억대 부당이득 혐의
핵심 혐의자 5명 내외·5개 종목서 미공개정보 이용…M&A 정보 상호 공유
가족·지인까지 정보 전파…2년 추적 끝 20여곳 압수수색
2026-09-29 14:19:45 ㅣ 2026-09-29 14:39:41
[뉴스토마토 김주하 기자] 금융당국이 서울대 경영동아리 출신 금융전문가들이 인수합병(M&A) 관련 미공개정보를 서로 공유해 200억원 이상의 부당이득을 취득한 혐의를 포착했습니다. 핵심 혐의자는 5명 내외로, 상장사와 사모펀드 운용사 임원 등으로 재직하면서 각자 업무 과정에서 얻은 정보를 주고받아 5개 종목에서 반복적으로 미공개정보를 이용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당국은 가족과 지인에게까지 정보가 전달된 정황을 확인하고 약 2년간 거래와 인적 관계를 추적한 끝에 강제조사에 착수했습니다.
 
29일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한국거래소로 구성된 '주가조작 근절 합동대응단'은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서울사옥에서 브리핑을 열고 혐의자들의 근무지와 자택 등 20여곳을 압수수색했다고 밝혔습니다. 증권선물위원회는 부당이득 은닉을 막기 위해 일부 혐의자의 증권계좌도 지급정지했습니다.
 
핵심 혐의자의 미공개정보 이용 흐름도. (사진=주가조작 근절 합동대응단)
 
핵심 혐의자들은 서울대 경영동아리에서 인연을 맺은 뒤 글로벌 컨설팅 회사에서도 함께 활동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후 각자 사모펀드 운용사와 상장사 등으로 자리를 옮겨 공개매수 등 M&A 관련 업무를 수행했습니다. 이들은 30~40대로 현재도 관련 회사 임원으로 재직 중인 것으로 당국은 파악하고 있습니다.
 
정보는 한 사람이 일방적으로 제공하는 방식이 아니라 각자가 업무 과정에서 취득한 내용을 서로 교환하는 형태로 공유됐습니다. 합동대응단 관계자는 "어떤 사람이 취득한 정보를 다른 그룹이 이용하고 반대의 경우도 있었다"며 "그 부분 때문에 '공유'라는 표현을 썼다"고 설명했습니다. 정보 제공에 따른 금전적 대가나 수익 배분 여부 등 구체적인 동기는 이번 압수수색을 통해 추가 확인할 예정입니다.
 
이들은 최근 약 5년간 업무 과정에서 취득한 미공개정보를 5~6차례 이상 이용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해당 정보는 가족과 지인에게까지 전달됐으며, 이들은 정보 공개 전 주식을 매수한 뒤 주가가 오르면 처분하는 방식으로 총 200억원 이상의 부당이득을 취득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황선오 금융감독원 부원장 겸 합동대응단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번 사건은 특정 개인의 일회성 일탈이 아니라 내밀한 정보 카르텔 내에서 정보 공유가 장기간 반복됐다"며 "M&A 관련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엄격한 비밀유지 의무를 부담하는 전문 인력이 정보의 원천이었다는 점에서 사안이 매우 중대하다"고 밝혔습니다. 정보가 가족과 지인에게까지 전파돼 불공정거래 가담 범위가 확대된 점도 주요 특징으로 꼽았습니다.
 
다만 혐의자들이 현재 재직 중인 상장사나 운용사 자체가 이번 사건에 연루된 것은 아니라는 게 당국의 설명입니다. 합동대응단 관계자는 "상장회사 내부자로서 정보에 접근했다기보다 M&A 업무를 하면서 대상 회사의 정보를 알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며 "현재 재직하고 있는 회사가 이번 사건과 직접 관련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당국이 이들의 연결 고리를 확인하는 데에는 약 2년이 걸렸습니다. 거래소 시장 감시 과정에서 정보 공개 전 대량 매수 등 미공개정보 이용이 의심되는 거래가 먼저 포착됐지만 정보 취득 경로가 곧바로 드러나지 않아 혐의자들의 관계를 규명하는 데 시간이 걸렸습니다.
 
합동대응단 관계자는 "한 종목만이었다면 우연일 가능성도 있지만 5개 종목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해 우연일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봤다"고 설명했습니다. 당국은 계좌와 거래 내역, 공개 자료와 인적 관계 등을 광범위하게 분석해 혐의자들의 연결 고리를 파악한 뒤 이번 압수수색에 나섰습니다.
 
앞서 합동대응단이 조사한 NH투자증권(005940) 임원의 공개매수 관련 미공개정보 이용 사건은 이번 사건과 별건이지만 조사 과정에서 참고가 됐습니다. 합동대응단 관계자는 "두 사건 모두 다수 종목의 미공개정보를 이용했고 전문가 집단에 속한다는 공통점이 있다"며 "이들이 어떤 정보에 접근할 수 있었는지, 서로 어떤 관계인지 추적하는 데 NH투자증권 사례가 도움이 됐다"고 말했습니다. 당국은 지난해 10월 해당 임원에 대해 강제조사를 실시한 뒤 올해 5월 고발했습니다.
 
합동대응단은 이번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자료를 토대로 실제 정보 전달 방식과 시점, 가담 범위 등을 추가 확인할 계획입니다. 조사 결과에 따라 고발과 부당이득의 최대 2배에 달하는 과징금 부과 등 후속 조치에 나설 방침입니다.
 
황선오 주가조작 근절 합동대응단장이 29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명문대 출신 정보 카르텔 적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김주하 기자 juhah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