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울주 입암리, 1억년 전 공룡 호숫가…국내 유일 꼬리 흔적 보존
최소 7개 지층서 발자국 확인…백악기 서식환경 규명
천연기념물 지정 검토 제안…관람시설·보호대책 과제
2026-11-03 16:05:00 ㅣ 2026-11-03 16:05:00
[울산=뉴스토마토 하주화 기자] 울산 울주군 범서읍 입암리 태화강변이 약 1억년 전 공룡들이 오가던 호수 가장자리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여러 지층의 발자국과 국내에서 유일하게 보존된 공룡 꼬리 끌림 흔적이 함께 확인되면서, 백악기 공룡의 행동과 서식환경을 연구할 지질유산으로 평가됐습니다.
 
울산시는 3일 범서읍 입암리 화석산지(입암리 1141-128)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전통문화대 산학협력단이 지난 5월부터 진행한 ‘울주군 입암리 화석산지 가치규명 학술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연구진은 이 일대에 분포한 중생대 백악기 퇴적층의 최소 7개 층준에서 공룡발자국을 확인했습니다. 서로 다른 높이의 지층에 발자국이 남아 있다는 점은 공룡들이 오랜 기간 이 일대를 활동지로 이용했음을 보여줍니다.
 
물결자국과 빗방울 자국, 과거 토양이었던 고토양층 등은 당시 환경을 복원하는 단서가 됐습니다. 연구진은 입암리가 우기에는 물에 잠기고 건기에는 일부 드러나는 호수 가장자리였던 것으로 해석했습니다. 일부 균열과 가스 관련 구조는 퇴적면에 미생물막이 발달했을 가능성을 보여주며, 이러한 활동이 발자국 보존에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3일 울산 울주군 범서읍 입암리 선바위 태화강 상류변에서 한국전통문화대학교 산학협력단 연구원이 공룡 꼬리 끌림 흔적의 학술적 가치를 설명하고 있다.(사진=울산시청)
 
특히 주목되는 것은 약 8.2m 길이의 사족보행렬과 그 중앙을 따라 이어지는 꼬리 끌림 흔적입니다. 이 구간에서는 앞발자국이 뒷발자국보다 매우 작고 얕게 나타났습니다. 연구진은 공룡이 몸 일부가 잠기는 물속에서 이동하며 부력과 무른 바닥의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을 제시했습니다. 다만 이는 보행 흔적을 토대로 한 행동학적 가설입니다.
 
연구진에 따르면 공룡 꼬리 흔적은 세계적으로 9개국에서 50여건만 보고된 희귀한 행동생흔입니다. 국내에서는 2011년 충북 영동에서 처음 보고됐지만 해당 산지가 사면 붕괴로 소실돼, 입암리가 유일하게 보존된 꼬리 끌림 흔적 화석산지로 평가됐습니다. 2012년 처음 확인된 다른 구간에서는 대형 조각류가 네 발로 걸은 흔적이 확인됐습니다. 앞뒤 발자국이 함께 보존된 보행렬을 분석한 결과, 공룡의 골반 높이는 약 1.16m, 이동속도는 시속 약 2.3㎞로 추정됐습니다.
 
연구진은 주요 발자국과 보행 흔적을 3차원 스캐닝과 드론 사진측량으로 기록했습니다. 공달용 한국전통문화대학교 교수는 “백악기 공룡의 행동과 당시의 환경, 발자국이 형성·보존된 과정을 종합적으로 연구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학술적 가치가 높다”고 밝혔습니다.
 
보존·관리 체계 마련은 후속 과제로 제시됐습니다. 연구진은 입암리 화석산지를 울산국가지질공원의 예비 지질명소에서 정식 지질명소로 편입하고, 국가지정유산인 천연기념물 지정도 적극 검토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화석층 보호를 위한 관람시설과 안전동선을 마련하고, 전문가 입회 아래 퇴적물을 걷어내 추가 화석 분포를 조사할 필요성도 강조했습니다.
 
울산시는 이번 연구를 바탕으로 체계적인 보존·관리 방안을 마련하고 정식 지질명소 편입과 천연기념물 지정 가능성을 검토할 방침입니다.
 
울산=하주화 기자 j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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