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패배, 한·미 동맹 어디로…'전작권 환수·주한미군 역할 변경' 시험대
민주당 상·하원 동시 장악…동맹 중시 기조 속 트럼프 일방적 안보정책 견제 가능
APEC·G20 정상외교, 국방장관회담 거쳐 내년 초 SCM…동맹 현대화 분수령
2026-11-04 17:15:16 ㅣ 2026-11-04 17:26:00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내셔널몰에서 연설을 마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행사장을 떠나고 있다. 뒤편으로 미국 연방의회 의사당이 보인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뉴스토마토 이석종 국방전문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간선거에서 정치적 타격을 입으면서 현재 추진 중인 한·미 동맹 현대화의 향방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민주당이 상·하원 모두 다수당이 되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안보 정책에 대한 의회의 견제가 강화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입니다. 특히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환수와 주한미군 역할 변경 등 한·미 간 핵심 안보 현안이 시험대에 오를 전망입니다.
 
<AP>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3일(현지시간) 치러진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은 상원과 하원 모두에서 다수당을 탈환했습니다. 민주당의 양원 장악으로 내년 1월 새 의회 출범 이후 트럼프 행정부는 국방예산과 주요 군사정책 추진 과정에서 상당한 견제를 받을 수 있습니다. 하원의 예산 심의와 청문회·조사권, 상원의 고위직 인준권 등을 통해 행정부의 일방적인 정책 결정에 제동을 걸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대통령의 외교·군사적 권한은 유지되는 만큼 정책의 전면적인 전환으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합니다.
 
민주당은 전통적으로 한·미 동맹의 안정성과 주한미군의 지속적인 주둔, 대북 억제력 유지를 중시해 왔습니다. 지난 9월에는 그레고리 믹스 하원 외교위원회 민주당 간사 등 의원 22명이 트럼프 행정부의 한·미 연합훈련 중단을 비판하며 동맹의 신뢰와 연합방위태세 유지를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따라 민주당의 의회 장악은 주한미군의 일방적인 감축이나 전력 재배치, 연합훈련 축소 등에 대한 견제 강화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중국 견제와 인도·태평양 지역의 동맹 협력 강화는 민주·공화 양당이 공유해 온 전략적 방향이라는 점에서 한·미 동맹 현대화 자체가 중단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관측입니다.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한·미 동맹 현대화는 한국의 대북 방위 책임 확대와 주한미군의 역내 역할 조정을 중심으로 논의돼 왔습니다. 미국은 한국이 북한의 재래식 위협에 대한 방위 책임을 더 많이 맡고, 주한미군은 중국 견제 등 역내 안보 상황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방향을 중시하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의 당면 과제는 전작권 환수입니다. 정부는 임기 내 전작권 환수를 추진하며 구체적인 목표 연도 설정을 모색하고 있지만, 미국은 합의된 군사적 조건 충족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강신철 국방부 장관과 피트 헤그세스 미국 전쟁부 장관은 지난달 28일 필리핀 세부에서 열린 회담에서 전작권 환수를 적기에 추진하기로 의견을 모았습니다. 양국은 12월 워싱턴에서 추가 국방장관회담을 열고, 제58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는 내년 초 개최하기로 합의했습니다.
 
관건은 미래연합사령부의 완전운용능력(FOC) 검증과 전작권 환수 목표연도(X연도) 설정입니다. 한·미 군사당국은 상설군사위원회(PMC) 등 실무협의를 통해 FOC 검증을 비롯한 군사적 쟁점을 조율하고, 한·미군사위원회회의(MCM)의 검토를 거쳐 SCM에서 환수 문제를 구체화해야 합니다.
 
주한미군의 역할 변경도 풀어야 할 과제입니다. 한국군이 연합방위를 주도하는 체제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주한미군의 역내 임무가 확대될 경우 한반도 대북 억제력을 어떻게 유지할지가 중요해집니다.
 
특히 대만해협 등 한반도 밖에서 군사적 충돌이 발생했을 때 주한미군의 운용 범위와 한국의 관여 여부는 민감한 쟁점입니다. 민주당의 의회 장악이 이러한 전략적 유연성 확대를 막기보다는 한·미 간 사전 협의와 연합방위태세 유지를 강조하는 방향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전작권 환수와 주한미군 역할 변경은 별개의 현안이지만 한국군의 방위 책임 확대라는 측면에서 맞물려 있습니다. 한국 정부로서는 전작권 환수의 진전을 이끌어내면서도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과 주한미군의 대북 억제력이 약화하지 않도록 구체적인 보장 방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연말 정상외교는 이런 현안을 조율할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오는 18~19일 중국 선전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리고, 다음 달 14~15일에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미국 마이애미에서 개최됩니다. 이를 계기로 별도의 한·미 정상회담이 성사된다면 동맹 현대화의 방향과 전작권 환수 문제를 정상 차원에서 협의할 수 있습니다.
 
이와 함께 다음 달 워싱턴 한·미 국방장관회담에서는 전작권 환수 조건과 목표연도 설정을 위한 쟁점을 좁히고, 내년 초 SCM에서 군사적 검토 결과를 토대로 구체적인 합의를 도출하는 것이 과제입니다.
 
미국의 의회 권력 구도 변화로 트럼프 행정부의 일방적인 동맹 정책 추진에는 제약이 커질 전망입니다. 다만 한국의 방위 책임 확대와 주한미군의 역내 역할 조정이라는 전략적 방향까지 달라질지는 불투명합니다. 한국 정부로서는 민주당의 동맹 중시 기조를 활용해 한·미 간 협의의 안정성을 높이면서 전작권 환수와 대북 억제력 유지라는 두 과제를 동시에 풀어야 하는 상황입니다.
 
이석종 국방전문기자 ston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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