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조선중앙통신>이 4일 공개한 남포조선소의 신형 함정 건조 현장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시찰하고 있는 모습. 대형 선체 하부에 노란색 지지 장비들이 보인다. (사진=조선중앙통신)
[뉴스토마토 이석종 국방전문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남포조선소를 방문해 지난해 건조한 구축함보다 크다고 북한이 소개한 신형 함정의 건조 현장을 점검하고 해군 전력 강화를 주문했습니다. 최근 무인기와 미사일 등 각종 타격수단을 과시한 데 이어 해군력 증강에도 속도를 내는 모습입니다.
<조선중앙통신>은 4일 김 위원장이 지난 2일 남포조선소를 현지지도하고 조선소 현대화 사업과 신형 함정 건조 실태를 점검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현지지도에는 조춘룡 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가 동행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건조 중인 함정을 둘러보면서 지난해 건조한 구축함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거대하고 위압적인 모습에 만족감을 표시했다고 통신은 전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새 함정이 현대전의 양상과 세계적인 함정 발전 추세 등을 고려해 복합적인 작전임무를 수행하도록 설계됐다"며 "세계의 그 어느 나라도 가지고 있지 못한 작전능력을 보유한 전투체계로 건조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해군력 증강의 필요성도 강조했습니다. 해양에서 국가주권을 수호하기 위해 수상 및 수중전력을 급속히 강화하는 것은 사활적이고도 중차대한 시대적 요구라고 밝혔습니다. 또 지역 내 적대세력의 핵 위협과 지정학적 환경 변화 등을 거론하며 해군 전투력을 전면적으로 갱신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를 위해 남포조선소를 비롯한 주요 조선소의 생산능력 확장과 기술 현대화를 서두르도록 지시했습니다. 함정 건조 전 과정을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지능형 통합생산체계를 구축하고 생산공정의 자동화 수준을 높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또 지상도크 1개를 추가 건설해 함정 건조와 수리를 병행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하고, 선박 설계·건조 분야의 전문인력도 확충하도록 주문했습니다.
김 위원장의 이번 현지지도는 최근 북한이 추진하는 군사력 현대화 행보의 연장선으로 풀이됩니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29일 열린 '무인항공기술발전-2026' 전시회에 참석해 자폭형 무인기와 전술순항미사일, 600㎜ 초대형 방사포 등 각종 무기체계의 시연을 참관했습니다.
이처럼 김 위원장이 무인기와 미사일 등 타격수단의 개발·운용을 독려한 데 이어 대형 함정 건조 현장까지 직접 점검한 것은 북한이 육상·공중 타격능력뿐 아니라 해상 작전능력도 함께 강화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됩니다.
특히 신형 함정 건조와 함께 조선소 생산능력 확충 및 현대화를 지시한 것은 개별 함정의 전력화를 넘어 향후 해군 함정의 지속적인 건조·정비 기반까지 강화하려는 의도를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다양한 타격수단의 현대화와 해상전력 증강을 병행해 군사적 억제력을 확대하려는 행보로도 풀이됩니다.
북한이 이날 공개한 사진에는 건조 중인 함정의 선체 하부와 이를 지지하는 장비가 포착됐습니다. 다만 신형 함정의 구체적인 함종과 배수량, 무장체계 등은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사무총장은 북한이 이날 공개한 신형 함정의 선체와 지난해 건조 중이던 5000톤급 구축함의 선체를 비교해 볼 때, 이번 함정은 1만톤급 순양함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습니다. 특히 순항미사일 등 탑재량을 늘린 장거리 대지 타격용 함정으로 건조되는 것으로 보인다며, 김 위원장의 이번 현지지도가 대형 군함 건조 능력을 높이기 위한 조선소 현대화 사업을 점검하는 성격도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석종 국방전문기자 ston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