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흥아해운, 업황 약세에도 선박 자산가치에 베팅
업황 위축된 가운데 자본 80% 달하는 선박 투자
공급 제한에도 신형 중형 탱커선 자산가치 양호
변수 많은 상황은 약점…업황 급변 등 주요 변수
2026-07-24 06:20:00 2026-07-24 06:20:00
이 기사는 2026년 07월 21일 18:08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정준우 기자] 화학 운반 전문 선사 흥아해운(003280)이 업황 약세 가운데 선대 재편에 베팅했다. 표면적으로는 운송 경쟁력과 장기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투자지만, 고사양 신형 화학 운반선의 자산가치가 견조하게 유지되고 있다는 점 등이 선대 재편의 배경으로 보인다. 신형 화학 운반선의 경우 조선소 슬롯 부족에 공급이 제한적인 상황이 지속되고 있어 높은 시장 가치를 보인다. 다만, 급격한 업황 변동성 등은 향후 투자 회수 속도의 변수가 될 수 있다.
 
(사진=흥아해운)
 
불안한 업황 속에서 투자…선가 강세 영향
 
21일 업계에 따르면 흥아해운은 2052억원을 들여 2만6000톤급 중형 화학 운반선 3척을 발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 1분기 말 회사의 총자본(2599억원)의 약 80%에 달하는 대형 투자다. 업계에 따르면 흥아해운은 향후 3척의 동종 선박을 추가 발주할 수 있는 옵션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 화학 운반선 관련 매출은 위축된 모습이다. 전방산업인 석유화학산업이 부진을 겪고 있는 영향으로 풀이된다. 올 1분기 흥아해운은 매출 400억원, 영업이익 11억원을 거뒀다. 직전연도 1분기와 비교해 매출(458억원)과 영업이익(47억원)이 모두 감소했다. 흥아해운은 향후 장기 수익 향상을 위해 투자에 나선다고 설명했다.
 
업황만 놓고 보면 대규모 선박 투자에 나서기 적절하지 않은 시점으로 보일 수 있다. 중국발 공세에 석유화학산업의 회복 시점을 전망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흥아해운이 공격적인 투자에 나선 원인으로는 업황 둔화기에 투자를 늘리는 해운업계의 투자 전략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과거 한진해운이 해운 호황 속 고가 선박 발주, 무리한 장기 용선(선박 임대) 계약 등 재무 문제로 파산한 이후 업황 위축기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려는 인식이 강하다.
 
아울러 전방업황이 회복된 후 선박 투자에 나서면 호황기에 필요한 선박 자산을 확보하기 어려울 수 있다.
 
최근 석유화학 산업 불황에도 불구하고 화학 운반선 가격은 견조하게 유지되는 모습이다. 신형 선박 수요 대비 공급이 비교적 적기 때문으로 보인다. 화학 운반선의 경우 중국에서 주로 건조되고 있다. 이 중 스테인리스 화물 탱크 등 건조 난이도가 비교적 높은 화학 운반선은 발주 가능한 조선소가 적어 공급 확대가 제한적인 상황이다.
 
해운업계에 따르면 신형 화학 운반선은 일반 화학 운반선과 같은 선상에서 가격을 비교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화학 운반선의 선박 가치는 탱크 재질, 개수 등 운송 물질을 얼마나 많이 다양하게 담아낼 수 있는지가 시장가치 평가 기준이 된다. 흥아해운이 기존 3500톤급 선박을 매각하고 2만6000톤급 선박으로 교체하는 것도 장기적으로 자산 포트폴리오를 바꾸는 작업으로 볼 수 있다.
 
 
 
선박 교체에 따른 금융 활용도 확대 효과
 
신형 선박 도입에 따른 선대 재편은 담보자산의 질을 높여 흥아해운의 금융조달 선택지를 확장하는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 비교적 가치 방어가 좋은 신형 선박의 경우 금융적으로 활용하기에 좋다는 평가다.
 
은행 등 금융기관은 선박 담보 대출, 리파이낸싱(차환) 등을 심사할 때 선박 장부 가격뿐 아니라 선박 가치 평가기관이 감정한 시장 가치를 함께 고려한다. 향후 선박 가격이 강세를 지속한다면, 선박에 걸린 차입금 규모가 동일해도 담보인정비율(LTV)이 낮아질 수 있다. 금융권에서는 선박의 장부가치보다 실질적 가치에 무게를 두고 LTV를 설정하는 경우가 많다. LTV 하향은 향후 추가 차입 여력을 늘리는 데 영향을 준다.
 
최근 몇 년간 선종을 가리지 않고 신형 선박 건조 가격이 강세를 보였고, 현재도 지속되고 있다. 중고선박 가격도 동반 강세를 보인다. 이에 해운업계에서는 높아진 선박 자산가치를 활용해 라파이낸싱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다만, 향후 석유화학업황 등은 변수가 된다. 선박 가치를 평가할 때 선박이 창출하는 현금흐름 전망도 평가 대상이 된다. 선박이 현금흐름을 창출하지 못하면 자산가치 방어력도 약해지는 것이다. 석유화학업황 개선이 지체될 경우 글로벌 경기 둔화로 물동량이 감소할 경우 선박이 창출하는 현금흐름이 줄어든다.
 
아울러 선박 발주부터 인도까지 3년가량의 시차가 있다는 점 역시 불확실성으로 남는다. 조선업계 등에서는 현재 탱커선 가격이 강세를 보인다는 점은 명백하지만, 가격 강세가 지속될 수 있을지는 확답을 내지 못하고 있다. 업황 변화 등 변수가 많기 때문이다. 이는 향후 국제 정세 변화에 따라 견조한 운반선 선박의 자산가치도 방어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점이다.
 
한편 올해 초 호르무즈 해협 봉쇄 사태가 탱커선 가격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가격 상승의 주 타겟은 유조선이지만, 화학 운반선도 전반적인 탱커선 시장의 가격 상승의 영향을 일부 받았을 것이란 것이다. 향후 해협 봉쇄가 풀려도 후유증이 한동안 지속될 것이란 전망도 업계 안팎에서 나온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선박 가격의 전반적 강세는 꾸준히 이어지고 있지만, 탱커선의 경우 가격에 영향을 주는 변수가 많아 향후 전망을 확신하기가 쉽지 않은 점이 있다"라고 말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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