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안규백 장관 흔들지 마라…여성 장관이 와도 흔들 것인가
지금 필요한 건 군 기득권 지키기 아니라 과감한 국방 개혁
2026-07-23 09:33:27 2026-07-23 09:33:27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앞에서 열린 육·해·공군 사관학교 통합 반대 총궐기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최근 안규백 국방부 장관을 둘러싼 군무이탈(탈영) 의혹과 병적기록 논란을 바라보며 마음 한구석에서 씁쓸함을 지울 수 없다. 국방부가 정례브리핑을 통해 "1985년 재소집과 소집해제 일자가 모두 기록돼 있으며, 제기된 의혹은 명백한 허위”라고 수 차례 고개를 가로저었음에도, 흔들기는 멈추지 않는다.
 
40년 전 행정 착오와 사소한 기록의 틈을 비집고 들어와 헌병대 구금이니, 7개월 탈영이니 온갖 자극적인 폭로가 난무한다. 부대와 자택이 도보로 단 2분 거리였다는데, 그 지척에서 7개월을 탈영했다는 주장은 도대체 어느 나라 상식인가. 당시 대학 성적표와 복학 기록이 엄연히 증명하는데도 눈을 감는다. 결국 본질은 병적기록이 아니다. 묻고 싶다. 도대체 무엇이 그토록 마음에 안 드는가. 
 
육군사관학교를 지방으로 이전하는 것이 싫어서인가, 3군 사관학교를 통합하겠다는 개혁안이 눈엣 가시 같아서인가, 그것도 아니라면 소위 '엘리트 장성 출신'이 아닌 방위병 출신이 국방부 장관 자리에 앉아 개혁의 칼을 쥐고 있는 모습 자체가 마음에 안 들어서인가. 이제는 제발 이성을 찾아야 한다.
 
비 오는날 국회에 나가 소리치던 그들이 그렇게 부러워하고 따르기 좋아하는 미국이나 유럽을 보라. 군대를 다녀오지 않은 민간인은 물론이고, 여성이 국방부 장관이나 각 군 장관을 하는 사례가 수두룩하다. 
 
문민통제의 원칙 아래 군의 체질을 바꾸고 국방을 혁신하는 데 있어 과거의 계급장이나 군 경력은 본질이 아니다. 그동안 별을 달고 시간을 보냈던 장군 출신들이 국방부 장관 자리를 독식했을 때, 우리 국방은 과연 어땠는지 보자. 안보를 공고히 하기는커녕 북한을 자극하겠다며 무인기를 날리고, 느닷없이 청와대를 옮기느라 수천억 원의 혈세를 낭비하고 안보 공백을 자초하지 않았던가. 동맹이라는 이름으로 전시작전통제권 회복은 손도 안대고 있었다. 
 
육사 지방 이전, 못 할 이유가 무언가. 대한민국에서 날고 기는 권력기관과 수많은 주요 관공서도 균형 발전을 위해 지방으로 내려가는 시대다. 육사는 무슨 대단한 특권층이기에 서울에서 절대 못 가겠다고 우기는가. 미래 세대들을 위해 지방에 세계 최고 수준의 최첨단 캠퍼스를 조성하고, 현대적인 교육 여건을 만들어주면 오히려 군을 위해서도 더 좋은 일 아닌가. 도대체 뭐가 문제인가. 변화를 거부하는 기득권의 얄팍한 이기심일 뿐이다. 
 
더구나 우리는 얼마 전 비상계엄이라는 헌정사 유례없는 비극을 목도했다. 당시 예비역이나 현역 고위간부들 중, 국민 앞에 진심으로 무릎 꿇고 잘못했다고 반성한 사람이 단 한 명이라도 있었나. 국회 청문회와 국정조사에 나와 책임을 회피하며 "내 직을 걸겠다"고 고성이나 지르던 한심한 모습이 우리 군 엘리트들의 민낯이었다.
 
방위병 출신 안규백 장관이 추진하는 군 개혁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철 지난 병역 의혹으로 발목을 잡는 행태는 치졸하다. 만약 안 장관이 물러나고 그 자리에 파격적인 여성 국방부 장관이 오면, 그제야 이 구태의연한 흔들기를 멈출 것인가. 아니면 또 다른 잣대를 들이대며 흔들어댈 것인가.
 
지금 필요한 것은 군 기득권 지키기가 아니라 과감한 국방 개혁이다. 시대의 흐름을 거스르며 엉뚱한 이유를 들며 목소리 내는 세력들은 자중해야 한다. 개혁의 내용을 두고 당당하게 논쟁하지 못하고, 40년 전 방위병 시절 기록을 흔들며 인신공격을 퍼붓는 것은 스스로가 '개혁 반대 기득권'임을 자인하는 꼴밖에 되지 않는다. 군은 국민의 군대이지, 특정 엘리트 집단의 전유물이 아니다.
 
용홍근 예비역 공군중령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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