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수소 모빌리티 시장 확대를 위한 완성차업계의 투자가 이어지고 있지만, 국내 수소차 보급 여건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습니다. 지자체의 재정난으로 수소차 구매 보조금이 제때 확보되지 않는 데다 충전소 확충도 지연되면서 수소차 생태계 구축에 제동이 걸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전문가들은 지방비 확보 여부에 따라 국비 지원까지 제한되는 현행 보조금 구조를 개선하고, 중앙정부의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4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개막한 월드 하이드로젠 엑스포 2026를 찾은 관람객이 현대자동차그룹 부스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4일 기후에너지환경부와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올해 정부가 수소승용차 보급을 위해 편성한 국비 지원 물량은 총 6000대입니다. 그러나 9월 말 기준 지방비 보조금 확보가 완료된 물량은 5093대로 전체의 84.9%에 그칩니다. 나머지 907대는 지방비가 확보되지 않아 국비 지원 대상 물량에 포함됐더라도 실제 보조금을 받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올해 수소전기차(FCEV) 국비 보조금은 대당 2250만원입니다. 지방비는 서울시 700만원, 제주도 1700만원 등 지역별로 차이가 있습니다. 제주도민은 국비와 지방비를 합쳐 최대 3950만원을 지원받을 수 있습니다. 현대차 넥쏘의 차량 가격이 7000만원대인 점을 고려하면 보조금은 구매 부담을 낮추는 핵심 요인입니다.
문제는 국비와 지방비가 함께 지급되는 매칭 구조입니다. 지자체가 예산 부족으로 지방비를 편성하지 못하면 국비 예산이 남아 있어도 구매자에게 지원할 수 없습니다. 지방 재정 여건에 따라 수소차 구매 혜택이 달라지는 셈입니다. 집행하지 못한 국비는 불용 처리돼 반납해야 합니다.
전문가들은 전기차와 수소차의 지원 방식에 차이가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전기차는 지방비가 없거나 소진되더라도 국비를 우선 지급할 수 있도록 지침이 바뀌었지만, 수소차는 여전히 지방비 매칭이 필요하다”며 “최소한 국비 2000만원은 지방비와 상관없이 어느 지역에서나 받을 수 있게 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어 “국비 선지급을 권고 수준이 아니라 직접 지급하는 방식으로 제도화해야 실효성이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충전 인프라 부족도 수소차 보급의 걸림돌입니다. 수소차는 충전소 접근성이 구매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넥쏘 구매자의 86%가 거주지 반경 7.5㎞ 이내에 충전소를 보유한 차주라는 점도 이를 보여줍니다. 하지만 부지 확보의 어려움과 주민 반발 등으로 신규 충전소 건설은 지연되고 있습니다.
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전국 수소충전소는 268개소, 충전기는 461기입니다. 충전소 구축 예산도 올해 1897억원에서 내년 1197억원으로 36.9% 줄었습니다. 보조금 지원뿐 아니라 충전 인프라 확충을 위한 재정 여력까지 축소되면서 수소차 보급 기반이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업계에서는 수소 모빌리티 시장이 성장하려면 차량 기술 개발과 생산 투자뿐 아니라 실제 구매 수요를 뒷받침할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수소 생태계가 지속적으로 성장하려면 보급 확대를 위한 예산이 실제 현장에서 차질 없이 집행돼야 한다”며 “수소 산업이 국내 강소기업 육성과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수 있도록 안정적인 정책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했습니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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