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하림 기자] 기업 유치로 빠르게 성장한 충북 진천군이 근로자가 지역에 머물 수 있는 산업도시 조성에 나섭니다. 식품 제조업을 중심으로 기업과 일자리는 늘었지만 노동력 부족과 젊은 근로자의 역외 거주가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진천군은 신규 산업단지에 생산시설과 주거·생활 기능을 함께 담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김명식 진천군수.(사진=이하림 기자)
지난 19일 <뉴스토마토>와 만난 김명식 진천군수는 “진천이 그동안 성장하는 곳이었다면 이제는 사람들이 계속 머물러 오래 살 수 있는 도시를 만들려고 한다”고 밝혔습니다.
기업 늘자 인력난…“대기업이 중소기업 인력 흡수”
진천은 수도권과 가까운 지리적 이점과 충북혁신도시 조성을 기반으로 기업과 공공기관을 유치해 왔습니다. 김 군수는 “서울에서 1시간 30분이면 도착할 정도로 접근성이 좋다”며 “수도권 기업들이 진천과 인근 음성 등으로 이전하면서 새로운 산업 생태계가 조성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진천은 과거 농공단지를 중심으로 산업 기반을 조성했으며 민선 6기 이후에는 10만 평 이상의 중대형 산업단지가 다수 조성됐습니다. 식품기업과 육가공기업이 집적되면서 식품산업 클러스터도 형성됐습니다. 북진천IC 인근에 새로 조성되는 산업단지에는 오리온이 입주를 확정하고 공장 착공에 들어갔습니다. 진천군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관내 제조업체는 1435개로 충북에서 세 번째로 많습니다.
이처럼 기업과 일자리가 늘자 노동력 부족 문제가 나타났습니다. 김 군수는 “진천의 고용률은 사실상 완전고용과 비슷한 상태”라면서 다만 젊고 숙련된 인력을 확보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 국가데이터처가 지난 20일 발표한 2026년 상반기 지역별고용조사에 따르면 진천군 고용률은 70.3% 수준입니다. 같은 기간 진천군 취업자 5만9000명 가운데 관리자·전문가 및 관련 종사자는 6000명으로 약 10%였습니다. 반면 기능·기계조작·조립 종사자는 1만7000명, 단순노무종사자는 8000명으로 전체의 42%를 차지했습니다.
김 군수는 대기업이 새로 들어오면 상대적으로 좋은 근로조건을 앞세워 기존 중소기업의 인력을 흡수하는 현상도 나타난다고 말했습니다. 농번기에는 공장에서 일하던 외국인 노동자가 더 높은 일당을 주는 농업 현장으로 이동하기도 합니다. 김 군수는 “5인 또는 10인 이하 소규모 사업장은 직원 몇 명만 빠져도 공장이 멈춘다”며 농업 분야에도 충분한 노동력을 공급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천서 일하고 오창서 생활…산단에 주거 기능 결합
근로자의 역외 거주도 해결해야 할 과제입니다. 김 군수는 근로조건이 좋고 젊은 직원이 많은 기업일수록 진천 거주율이 낮아지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젊은 근로자들이 진천에서 일하면서 주거·생활 여건이 상대적으로 잘 갖춰진 청주 오창 등에 거주한다는 것입니다. 그는 “기존 산업단지는 생산기지 위주로 조성돼 정주 환경이 뒷받침되지 않았다”며 “진천에서 일하고 다른 지역에서 거주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앞으로 산업단지를 개발할 때는 직장과 주거가 연결되는 복합 형태로 기획하려 한다”고 밝혔습니다.
진천군은 노동집약적인 식품 제조업에 편중된 산업구조도 다변화할 계획입니다. 반도체·이차전지·바이오 관련 산업과 소재·부품·장비 기업을 유치해 인근 지역 첨단산업을 지원하는 생산거점으로 성장한다는 구상입니다. 김 군수는 “오송은 바이오, 오창을 비롯한 청주 지역은 반도체·이차전지 산업이 발달했지만 대규모 공장 부지를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며 “진천은 관련 생산시설과 소재·부품·장비 기업이 자리 잡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가겠다”고 전했습니다.
진천군청.(사진=진천군청)
이하림 기자 poetr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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